이수련, ‘이대 나온 청와대 1호 女경호원’서 ‘황품’ 최팀장으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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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0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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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련은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이후 ‘최팀장’으로 불리게 됐다며 기뻐했다. ‘황후의 품격’ 출연 전 그는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공수훈련 및 군사훈련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마스터한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 출신 배우로 화제가 되곤 했다. 이수련은 “최팀장이라고 먼저 얘기해주시는 것, 그게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며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배우로서 첫 발을 뗀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호했던 그는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에서 정체를 느끼고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 2014년 SBS ‘피노키오’ 단역 출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꾸준히 연기력을 쌓았고, ‘황후의 품격’에서 최팀장으로 주목받게 됐다. 최팀장은 태후 강씨(신은경 분)의 충성스러운 심복으로, 1회부터 52회까지 전 회차에 걸쳐 드라마 곳곳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수련에게도 긴 호흡의 드라마와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전 회차에 출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중간에 빠질 수 도 있었는데 끝까지 함께 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재차 이야기했다. 최팀장으로 새로운 수식어를 얻게 된 이수련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다. 이수련은 “이번에 예상했던 것 보다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는데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다음에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여기서 멈춰있지 않고 기대하시는 만큼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수련과 이야기를 나눴다.

- ‘황후의 품격’을 떠나보내는 소감은.

▶ 시원섭섭하다. 지난해 가을 쯤에 시작해서 거의 매일 촬영하다 보니 ‘이게 끝나는 게 맞는 건가’ 싶다. 정말 매회 신나게 촬영했어서 그런지 드라마를 마치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 드라마 인기는 언제 실감했나.

▶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기도 했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실 때 (드라마 인기를) 실감했다. 극 중 신은경 선배님이 ‘최팀장’을 ‘췌팀장’이라고 부르신 걸 10대 학생들도 댓글에 ‘췌팀장’이라고 달아준 것도 봤다. 그냥 흘러갈 수 있는 호칭이었는데 선배님께서 맛깔나게 불러주신 덕에 시청자 분들도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 ‘황후의 품격’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 공개 오디션을 봤다. 마음을 비웠는데 감독님이 보자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최팀장 역할을 설명해주시면서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셨고 그렇게 합류하게 됐다. 역할 자체가 태후마마를 보필해야 하고 태후마마와 섰을 때 비주얼이나 나이대, 연기톤 등이 튀지 않고 진중해야 했던 부분들이 맞았던 것 같다.

-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에 캐스팅됐을 때 기분도 남달랐을 것 같다.

▶ 사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안 믿었다. 캐스팅이 되면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내공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그동안 들어오는 역할은 전부 가리지 않고 했었지만, 이렇게 선배님들과 긴 호흡을 갖고 연기를 하게 된 건 처음이어서 어떻게 어우러져야 할지 부담감도 컸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주신 게 너무 감사해서 캐스팅된 날 일기도 썼다. 유명한 감독님에 스타 작가님이 함께 하시는 작품에 합류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정말 기뻤다. 이렇게 전 회차에 출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중간에 빠질 수 도 있었는데 끝까지 함께 해서 너무 감사하다.

- 시청자들이 모르는 최팀장만의 캐릭터가 있다면.

▶ 최팀장은 태후마마를 정말 사랑하는, 충성스러운 캐릭터다. 초반에 대본을 보면서 권력에 아부할 수 있고 배신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연구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이 사람은 정말 태후마마를 사랑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최팀장은 생각이나 의심이 많은 인물이 아니라, 태후마마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말이라면 별다른 생각이나 의심을 하지 않고 다 받드는 인물이라고 봤다. 그 이후엔 연기하면서 캐릭터가 감정적으로 변하기도 했던 것 같다. 태후마마가 최팀장을 감옥에서 꺼내줬을 때 눈물이 나기도 했고, 망해가는 태후마마가 더 극단적인 악을 선택했을 때도 눈물이 났다. 한번은 태후마마가 물건을 확 던졌는데 그때 정말 눈물이 많이 나더라. 신은경 선배님께선 제가 아파서 우는 줄 아셨는데 태후마마가 안타까워서 눈물이 정말 많이 났다. 감정 이입이 많이 된 부분들이 방송에 나가진 않았지만 시청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최팀장에겐 더 큰 충성심이 있었다.

- 과거 청와대 경호원이었던 경험이 이번 최팀장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영향을 준 부분이 있나.

▶ 있다. 서있는 것부터 차문을 열어주거나 안내를 하는 것까지 태후마마를 모시는 본능적인 행동들은 몸에 베어있는 것이기도 해서 은연 중에 묻어나온 것들이 많았다. 실제 경호원들은 얼굴에 표정이 없는데, 최팀장을 연기할 땐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다면 시청자 분들이 몰입하거나 공감하실 수 없기 때문에 표현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 신은경과 호흡은 어땠나.

▶ 선배님이 정말 개구쟁이시다. 장난기도 많으시고 항상 웃음도 많으시다. 재미있는 상상도 많이 하셔서 ‘우리 이렇게 해보자’고 하실 때도 많았다. 저로서는 정말 뵙고 싶었던 선배님이었고, 그런 분을 가까이서 뵐 수 있어서 기뻤다. 어떻게 저렇게 수만가지 표정을 갖고 계시지 할 때도 많았다. 정말 닮고 싶은 선배님이라 앞으로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

- 기억에 남는 연기 파트너가 있다면.

▶ 아리공주(오아린 분)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이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놀랐다. 장나라씨(오써니 역)도 ‘정말 선한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저와 동갑인데 시청자 분들이 ‘동갑이라고?’라며 놀라시더라.(웃음) 김수미 선배님도 기억에 남는다. 김수미 선배님이 카메오로 출연하셨는데 ‘내가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받다니’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떨거나 긴장하진 않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면 선배님들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 ‘황후의 품격’으로 얻은 것은.

▶ 예전에는 연기로 주목받기 보단 과거 이력이나 예능 출연으로 화제가 됐었는데 지금은 이수련은 몰라도 ‘황후의 품격’ 최팀장은 알아봐주시더라. 최팀장이라고 먼저 얘기해주시는 것, 저는 그게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배우로서 첫 발을 뗀 느낌이다.

-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싶었던 것인지.

▶ 배우가 된 이후로 이 타이틀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우가 됐다면 연기를 잘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 타이틀은 배우로서 전혀 메리트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이라는 타이틀을 뒤로 하고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안정적인 걸 정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전 후자였다. 정체돼 있으면 고갈되고 소진되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 일이든 10년을 하게 되면 한계를 느낀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고 성장하고 싶었는데, 당시엔 10년 후에도 자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던 타이밍에 적합했던 게 연기였다. 어릴 적부터 연기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고 캐릭터에 대해 공부하고 표현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는 과정은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게 연기의 매력이었다. 청와대에서 경호원으로 일하면서 10년간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경험, 단단함, 내공 등을 얻었고, 그걸 베이스로 배우를 할 수 있었다. 경호원을 그만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 배우가 되고난 후에도 도전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을 것 같다.

▶ 오디션에 떨어질 때도 많았고 문전박대를 당할 때도 많았는데 이 길을 가기 위해 기꺼이 감수한 부분이기도 했다. 배우를 하고 싶다면 이런 과정도 다 포함돼 있다는 걸 알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았다. 인지를 하고 있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이수련이 생각하는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 한번은 우는 연기를 한 적이 있는데 펑펑 울 때 해소감이 굉장히 컸다. 일반 사람들은 일상에서 펑펑 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연기는 연기 안에서 그렇게 해도 된다는 빌미를 주기 때문에 그렇게 울 수 있고, 안에 있던 감정들이 모두 씻겨 내려가더라. 그게 너무 매력이 있었다.

-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 다 해보고 싶다.(웃음) 공포물이나 샤머니즘을 다룬 소재의 작품도 해보고 싶다. 너무 아름다운 로맨스가 아니라 30~50대 사람들이 꿈꾸는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정말 많이 망가지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 액션은 기본적으로 제가 갖고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작품도 만나보고 싶다. 영화 ‘아저씨’의 ‘아줌마’ 버전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웃음)

- ‘황후의 품격’ 전후로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나.

▶ 이번에 예상했던 것 보다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이렇게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다음에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여기서 멈춰있지 않고 기대하시는 만큼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어떤 작품이든 멋지게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 ‘황후의 품격’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 저를 한 단계 더 성장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믿어주시고 이런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작가님 감사하다. 예쁘게 봐주신 시청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 ‘믿고 보는 배우’ ‘계속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최팀장으로 불러주시는데 이렇게 매 작품마다 장르와 상관 없이 캐릭터로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인공과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송강호 이병헌 선배님들처럼 이 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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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련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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