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품달 진수완 작가 “스트레스에 가위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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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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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완 작가 “내가 ‘해품달’ 쓴 걸 잊어주었으면”

진수완 작가.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진수완 작가.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15일 42.2%(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드라마의 인기로 스타덤에 오른 건 김수현 등 연기자들과 연출자 김도훈 PD만은 아니다.

‘해품달’ 극본을 담당한 진수완(42) 작가도 이제 ‘유명인’이 됐다. 하지만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초동 팬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진수완 작가는 “시청자들이 내가 ‘해품달’을 했던 사실을 잊었으면 좋겠다”라고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 인기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한 주 결방 사태가 있었지만 무사히 끝나서 후련하다. 시청률이 높게 나와 가위에 눌리는 꿈을 꾸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런 책임감에서 벗어 날 수 있어 너무 좋다.”

- 드라마 큰 인기를 끌었지만 작가로선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사실 결벽증이 있다.(웃음) PD도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장면이 있겠지만 작가도 시청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장면이 빠져서 아쉽다.”

- 연출자 김도훈 PD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뜻인가.
“솔직히 말하면 김도훈 PD가 자객을 보낼 수도 있다.(웃음) 어떤 장면인지 정확하게 말은 못 하겠다. 예를 들어 연기자가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 있는데 감정이 너무 과하게 표현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결국 김 PD가 연출을 잘 했기 때문에 인기를 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훤역의 김수현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 예상했나
“물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김수현만큼 연기를 하는 20대 연기자가 드물다. 최근 김수현이 ‘해품달’의 곤룡포를 입고 찍은 피자 광고를 봤다. 광고를 보면서 ‘정말 톱스타가 됐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했다.”

진수완 작가.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진수완 작가.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 원작 소설과의 비교로 인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많았다. 원작이 너무 훌륭하다. 뭘 하나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그래서 ‘어떻게 각색해도 욕을 먹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원작에서 없는 ‘어린 훤과 연우의 만남’, ‘기억 상실증’등의 부분은 욕먹기를 각오하고 과감하게 추가한 부분이다.”

- 작가로서 생각하는 ‘해품달’의 인기 비결은 뭔가.
“요즘 세대들은 ‘쿨’한 걸 너무 좋아한다. 시원하게 사랑하고, 시원하게 헤어지고…. 그래서 반대로 아날로그 적인 정서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집필 할 때 생각한 ‘첫 사랑의 순수함’이라는 코드를 잘 어필 한 것 같다.”

- ‘해품달’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내시 형선. 설정상 ‘해품달’의 모든 캐릭터들은 운명에 눌려 있다. 하지만 형선만 빈 구석이 있는 가벼운 캐릭터다. 시청자들에게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형선을 잘 표현한 연기자 정은표가 너무 고맙다.”

- 앞으로의 계획은.
“녹용 먹고 자고 보양식 먹고 자고….(웃음) 한 일주일은 편하게 쉬고 싶다. 그리고 나서 다음 작품 구상을 할 계획이다.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 ‘해품달’ 애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해품달’을 오래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진수완’이라는 이름은 잊어 주길 부탁드린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지, 이름으로 말하면 안 된다. 많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재미있는 작품을 내 놓겠다.”

스포츠동아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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