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전성기에 교통사고…불운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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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30일 07시 00분


1978년 하수영 라디오 컴백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거칠어진 손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시린 손끝에 뜨거운 정성/고이접어 다져온 이 행복/….’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그 가수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수 하수영(사진). 한국 연예계에 많은 불운의 스타들이 있었지만 그 역시 그 불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1978년 오늘, 하수영이 무려 9개월의 병원 입원 치료를 마치고 MBC 라디오 드라마 ‘고백’으로 컴백했다. 그는 1977년 6월21일 오전 고속도로에서 타고 가던 승용차가 트럭과 충돌해 늑골과 턱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었다. 1976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한창 활동 중인 때였다.

퇴원한 뒤 무대로 돌아온 그는 ‘고백’에서 작곡가 길옥윤의 제자 역을 맡았다. 그리고 길옥윤이 완쾌를 축하하며 만든 노래 ‘재회’를 불렀다. 그해 MBC ‘10대 가수 가요제’는 그의 재기를 바라는 의미로 규정에도 없는 격려상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하수영은 이후 음반을 내고 대중과 만났지만 대중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만을 기억할 뿐이었다.

결국 그는 밤무대와 간혹 이어지는 방송 무대에 나서다 뇌출혈로 쓰러져 1982년 1월1일 밤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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