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작품 좋은 부분 뽑아 여러장르 버무렸죠”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액션코미디 ‘유감스러운 도시’ 주연 겸 제작자 정준호

22일 개봉되는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 주연이자 제작자인 정준호(39·사진)에게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폭력조직에 첩자로 파견된 우악스러운 교통경찰 장충동(정준호)과 경찰에 첩자로 심어진 조직폭력배 이중대(정웅인)가 벌이는 좌충우돌 액션 코미디다.

‘투사부일체’의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김상중과 김동원 감독. 두 인물의 운명이 조직 사이에서 엇갈린다는 설정은 할리우드에서 ‘디파티드’로 재탕한 홍콩 영화 ‘무간도’의 아이디어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익숙한 팀워크와 패러디로 쉽게 웃기려는 것 아니냐”는 식의 질문에 “욕먹을 게 뻔한데 무성의한 자기복제를 왜 하겠느냐”고 답변했다.

―조직폭력배로 위장한 경찰 역이다. 학생(두사부일체)과 교사(투사부일체)로 위장한 조직폭력배 역할의 반복 아닌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다른 영화이고 다른 인물인데 어떻게 똑같겠나. 말투나 행동이 두 영화에 오버랩 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경찰로 위장한 조직폭력배 정웅인과 경찰 한고은의 로맨스는 ‘두사부일체’ 정웅인과 송선미 커플의 반복 같다.

“식상한 재탕에서 아무리 도망가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첨가해야 하는 웃음의 요소가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관계는 살짝살짝 비틀었다. ‘두사부일체’에서 늘 구박받던 정운택이 나를 괴롭히는 보스로 등장한다. 팬 서비스다.”

―액션과 코미디, 로맨스가 있지만 잘 섞이지 않은 느낌이다. 코미디를 기대하고 온 관객이 중구난방이라고 불평하지 않을까.

“어지간한 코미디에 무감각해진 관객들을 웃기겠다고 4차원 코미디를 할 수는 없지 않나. 기존 코미디의 좋은 부분만 뽑아 식상하지 않게 여러 장르와 버무렸다.”

―제작을 병행하기 때문인지 주로 안정적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코미디에 출연한다. 연기의 폭을 좁혀버린 게 아쉽지 않나.

“나는 배우나 영화 제작자, 사업가인 것만은 아니다. 일에 목숨 걸기 싫다. 일은 인간 정준호의 행복을 위한 요소일 뿐이니까. 배우로서의 연기 변신은 언제든 자신 있다. ‘추격자’의 김윤석 씨 역할을 맡았어도 잘해냈을 거다.”

―궁극적인 꿈은 정계 진출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주변에서 하도 그러니까 가끔 생각은 한다. 용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온다면…. 글쎄.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웃음)”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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