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리얼연기위해 정신질환자와 직접 만났죠”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7시 46분


폐막작 ‘나는 행복합니다’ 주연 현빈

헝클어진 머리, 덥수룩한 수염, 초췌한 채 퀭한 눈빛. 과대망상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자의 고통스런 일상을 그렇게 외모로 담아냈다. 절제된 듯 보이지만 질환의 아픔을 장면장면에서 드러내는 연기로서 배우 현빈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스크린에 비쳤다.

현빈이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나는 행복합니다’(제작 블루스톰)의 주인공으로 9일 부산을 찾았다.

깔끔한 빛이 나는 검은색 슈트에 흰 셔츠를 받쳐입고 여주인공 이보영과 함께 폐막작 시사장인 부산 수영만 시네마테크부산에 나타난 현빈은 마치 여전히 영화 속 아픔을 안고 있는 듯 차분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출연작 등 프로필을 소개하자 쑥스러움을 웃음으로 감춰내는 모습은 영낙없는 20대 청년의 그것이었다. 그는 낮게 깔리는 음성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대미를 장식하게 돼 영광이다”고 김 위원장의 소개에 화답했다.

‘소름’, ‘청연’ 등을 연출한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에서 현빈은 형은 도박 빚에 내몰려 죽고 노모는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집안을 이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은 결국 그를 과대망상의 늪 속으로 내몬다. 종이에 액수를 적어넣고 수표라고 주장하는 과대망상증 환자이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간호사(이보영)로 인해 그래도 행복하기만 하다.

현빈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연기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정신질환과 관련된 영화를 들여다봤고 책의 활자로 질환을 읽었다. 또 촬영 직전에는 한 요양원을 찾아 과대망상증과 피해망상장애에 시달리는 환자를 만나 인터뷰도 했다.

현빈은 “그 분들을 만나 느낀 것들을 조금씩 녹여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내 캐릭터(아마도 이미지를 그렇게 표현한 듯하다)를 바꾸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

연기가 아직 미숙해서일 수도 있다”면서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관객의 몫. 이를 아는 현빈은 “만일 (흥행에서)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해도 또 하면 되지 않겠느냐. 아직 젊으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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