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열 네살 딸이 처음 ‘아빠’ 라고 불렀어요”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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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받는 '하이 대디' 문자에 뭉클하더군요."

9집 앨범 ‘더 시크릿 오브 칼라 2’로 돌아온 가수 이승철(41)이 며칠 에 열 네 살 딸 진에게 받았다며 자랑스레 핸드폰을 보여줬다.

1월 두 살 연상의 사업가 박현정씨와 재혼한 뒤, 새롭게 얻은 14살 딸 진이.

희색이 만연한 이승철은 "와이프와 결혼하며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얻었어요. 예민한 시기에 이승철이라는 가수가 엄마 옆에 있게 될 줄 몰랐던 딸이 처음엔 많이 낯설어했는데 며칠 전에는 처음으로 '아빠'라고 문자를 보내줬어요. 그 감동적인 느낌은 말로 표현이 안돼요. 소중히 보관함에 저장했죠."라고 말했다.

3개월 전 한국에 들어와 외국인학교를 다니고 있는 딸을 위해 아침 7시 반마다 엘리베이터를 잡아준다거나 함께 등산을 다니면서 마음의 문을 두드렸던 이승철.

이번 9집에는 어느 앨범보다도 그의 따뜻한 가족애가 곳곳에 묻어나 있다.

음반 에필로그에도 "변덕스럽고 고집스러운 나의 이기심을 묵묵히 받아준 사랑하는 아내 Jamie와 또 다른 분신 Jean에게 이 앨범을 바친다"는 가족을 향한 문구가 적혀있다.

"와이프가 내 로또"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는 그의 이번 앨범에는 첫사랑에 빠진 딸의 모습이 너무 예뻐 만든 '프러포즈'라는 곡도 실려있다.

9집은 8집 '색깔속의 비밀' 테마의 2번째 시리즈. 8집이 뉴욕 버전이라면 9집은 LA 버전이다. 다음 앨범은 런던이나 내시빌에서의 작업을 점 찍어뒀다.

미국에서 3개월 동안 머물며 총 17명의 톱 세션맨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유명 아카펠라 그룹 올포원의 리더 제이미 존스도 3곡을 선사했다.

지난 8집이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대중성이 미약했던 것을 보완하고자 9집에 실릴 9곡 중 6곡은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 갔다.

시리즈로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뉴욕의 음악색은 깊고 어둡죠. LA는 같은 재즈라도 밝고 맑아요. 뉴요커들은 센서티브하고 고집스러운데 LA는 쿨하고 편해요. 다음 후보지로 점 찍은 런던은 음악의 본고장이죠. 내시빌 또한 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하고 또 이주한 곳입니다. 일단 명반을 만들고 싶었고, 각 지역 마다의 차별적인 색깔들을 미약하지만 내 음반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훌륭한 음질을 들을 수 있는 CD의 멸종화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순수 제작비만 2억이 든 이번 앨범의 초도물량이 4만부라는 말에 'CD도 죽고 가수도 죽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P3 파일을 CD로 구워서 차에서 들을 때 본 음질의 65%만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것을 개의치 않는 시대가 왔다는 게 굉장히 슬퍼요."

11월3일 의정부를 시작으로 내년 3월1일 성남까지 순회하는 전국투어에 들어가는 이승철.

'음반 불황 때문에 공연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손사래 쳤다.

"음반이 불황이라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이 잘 되기 때문에 가는 것이죠. 공연은 가수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기획사에서 제안이 들어와야 가능한 일이죠. 자기 색깔이 있고 히트곡 레퍼토리가 쌓인 롱런 가수들이 계속해서 공연 문화를 이어줬으면 좋겠어요."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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