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시청자들 “환상을 살려내라”

  • 입력 2004년 8월 13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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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의 두 주인공 한기주(오른쪽)와 강태영. 마지막회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강태영의 상상이었던 것으로 그려진다.- 사진제공 SBS
‘파리의 연인’의 두 주인공 한기주(오른쪽)와 강태영. 마지막회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강태영의 상상이었던 것으로 그려진다.- 사진제공 SBS
“애기야, 꿈 깨.”

15일 종영하는 SBS 인기드라마 ‘파리의 연인’(토·일 밤 9:45)의 마지막 회 내용이 공개되자 인터넷 SBS 홈페이지에는 “충격” “실망”을 호소하는 팬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SBS 내부와 출연진마저 부정적 의견을 표시하는 등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김은숙 강은정 두 작가와 신우철 PD 등 연출진은 13일 오후 대본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두 작가는 이미 4일 드라마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기상천외한 결말이 있다”며 “우리 기주 왕자님은 영원한 판타지로 남을 것”이라고 해 단순한 결말로 매듭짓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마지막 회인 20회 대본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태영(김정은)이 쓴 시나리오의 내용인 것으로 드러난다. 헤어질 것을 고집하는 태영이 기주(박신양) 곁을 떠나 파리로 향하고 기주는 신차 개발에 성공한 2년 뒤 휴양 차 파리에 간다. 그리고 파리의 분수 공원에서 둘이 우연히 재회한다는 것이 20회 중반까지의 내용.

그러나 마지막에 이 모든 내용이 아이스쇼 공연장 매표소 아르바이트생이자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인 태영의 시나리오라는 것이 드러난다.

드라마 속 현실에서 기주는 퉁명스런 성격의 공연 협찬사 사장이며 수혁(이동건)은 바의 드러머다. ‘파리의 연인’ 네티즌 팬들은 예상을 뒤엎는 결말이 공개되자 인터넷 드라마 게시판에 “황당하다”며 시청거부 운동을 벌이자는 글까지 올리고 있다.

최고 시청률 50%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 만큼 ‘다 지어낸 이야기’라는 기상천외한 결말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 네티즌 최상우씨는 “이 때까지 봐왔던 박신양 이동건씨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니요. 정말 너무하십니다, 작가님. 저는 18회를 마지막 회로 생각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보영씨는 “나 죽어도? 작가님들 나 죽어도 이럴 거야?”라며 극단적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결말을 상상이 아니라 회상으로 바꾸자”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SBS 운군일 드라마 총괄국장은 “작가 강은정씨가 13일 오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진 않다’는 말을 했다”며 “결말에 일부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의 연인’ 마지막 회 촬영 스케줄은 종영 당일인 15일까지 잡혀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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