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내달 10∼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공연

  • 입력 1999년 11월 2일 19시 48분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12월 중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서는 조용필.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 음악형식이 결합한 독창적 음악으로 80년대를 ‘조용필의 시대’로 만들었고 이미자 패티김 나훈아와 함께 60년대 이후 가요계의 ‘빅4’로 자리매김했다. 이중에서도 ‘통합챔피언’으로 꼽히는 그는 요즘 어떤 음악을 구상하고 있을까.

▼국내가수론 첫 무대▼

―81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했는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 ‘데뷔’는 늦은 감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중요한 것은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구분은 이미 오래전에 무의미해 졌다는 점이다. ‘크로스 오버’ 용어가 사용된지 오래다. 특정 무대에 서는 기쁨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다. 제대로 준비하려면 남은 40일도 모자란다.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걸맞는 노래를 찾고 편곡하느라 정신이 없다 ”

―90년대 이후 성인가요팬들이 ‘상업적으로는’ 당신에게 덜 끌리는 듯하다. 그럼에도 트로트를 배제한 채 성인음악의 ‘문법’을 세우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댄스음악이 넘쳐나자 메이저 음반사들은 ‘중견가수’ 조용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했다. 90년대 이후 13집 ‘꿈’부터 ‘YPC’라는 제작사를 만든 것도 간섭받지 않고 록에 기반을 둔 나름의 ‘한국적’ 성인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트로트 성인음악’을 주창하지만 최근 MBC 등 몇몇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20세기 대표적 가요 1위로 트로트계열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꼽힌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한국적 록이 내음악”▼

“트로트는 한 부분일 뿐이다. ‘돌아와요…’도 78년 당시 되는 일이 없어 홧김에 부른 노래인데 히트했다. 실제로 80년대 이후 내 스타일대로 직접 만든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가 히트하지 않았는가. 계속 대중의 취향과 나의 독창적인 음악의 접점을 찾고 있다.”

―지난해 16집(‘바람의 노래’), 17집(‘Ambition’)에서는 목소리가 약화된 느낌이다. 목소리를 절제한 것인가.

“나는 흥얼거리는 게 아니라 목청을 100% 가동하는 절대음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힘이 떨어지면 끝장이다. 집에 노래방 기계를 갖다 놓고 틈만 나면 목청을 돋운다.”

―올들어 여행을 자주했는데….

“히트곡 ‘킬리만자로의 표범’ 덕에 탄자니아 정부에서 초청해 아내(안진현·49)와 함께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와 세린게티국립공원 등을 돌아봤다. 2000m 고지에 사는 코끼리부터 암수 사자가 교미하는 장면까지 참으로 희한한 장면을 많이 봤다. 잘 아는 작가와 함께 다시 찾아가 그 풍광을 내년 가을 발매할 18집에 담을 생각이다. 제2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기대해도 좋다.”

공연은 12월10∼11일 오후7시반, 12일 오후2시반 6시반. 02―580―1300.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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