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유럽영화 ‘나의 장미빛 인생’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왕따를 없애는 길임을 보여준다.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루도빅. 무수한 왕따를 당하고도 여전히 깜찍하고 용감한 이 소년의 모험과 수난을 따라가다 보면 ‘다름’에 대한 편견이 봄눈 녹듯 사라진다.
왕따가 정말 나쁜 이유중의 하나는 당하는 사람을 자기 멸시의 함정으로 밀어넣는다는 것. 호주영화 ‘뮤리엘의 웨딩’은 그런 함정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뚱뚱하고 촌스럽고 게다가 직업까지 없어 왕따당하는 처녀 뮤리엘. 왕따를 피해 고향을 떠나 이름도 마리엘로 바꾸고 새로운 생활을 시도한다. 그토록 동경하던 결혼도 해보지만 결국 구원은 다른 무엇도 아닌,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길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이유없이 왕따했다간 저주를 받는다는 것도 알아두자.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만든 공포영화의 고전 ‘캐리’. 병적인 광신도 어머니의 강압속에서 자란 폐쇄적인 사춘기 소녀 캐리는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자 무시무시한 염력(念力)으로 아이들에게 끔찍한 저주를 내린다.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들이여, 남 일이 아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