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버티스(31)는 국내 첫 외국인 매니저. 최근 리메이크 음반을 낸 댄스클럽 DJ 프레디의 매니저를 맡은 지 두달째다. 공식 직함은 음반기획사 베이프로덕션의 마케팅 담당. 음반을 수입하는 일도 함께 한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인 그는 된장에 밥을 비벼 먹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익숙해있다. 수입에 대해 물으면 『쥐꼬리만큼 받는다』고 우리말로 대답할 정도.
버티스는 92년 서울대 영어강사로 한국에 왔다. 그 뒤 삼성전자와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캐나다 유니언칼리지를 나온 버티스는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논문은 각국별 언어습득체계의 비교연구.
전공을 살려 한국에 온 셈이다. 버티스는 TV와 한국인 친구를 통해 우리말을 배웠다. 자주 봤던 프로가 「목욕탕집 남자들」 「슈퍼 선데이」 등. 다만 문법은 『캄캄하다』고.
홍보를 위해 방송가를 분주하게 다니는 그는 『한국의 연예매니지먼트는 인간적 교류가 중요한 것 같다』며 『일이 재미 있지만 어려울 때도 많다』고 말한다.
또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음반을 설명할 때 솔깃해 할만한 한국말이 떠오르지 않아 애가 타고 한국의 음주문화 등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다고. 음악에 관심이 많아 연예매니지먼트를 해보고 싶던 차에 프레디와 최근 의기투합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젊은 음악은 서태지로부터 출발한다』며 좋아하는 가수로 김흥국 「클론」 김건모 등을 꼽았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