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美-中 싸움에 반사이익… 글로벌 투자 ‘피난처’ 떠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6일 03시 00분


최근 한달새 주요국 중 ‘홀로 상승’
수출 비중 낮고 공급망 변화 혜택
“美 정책 따라 변동성 커질수도”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도 증시가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인도 증시가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대형 기업 50곳으로 구성된 니프티50은 지난달 11일 대비 이달 11일 1.5% 올랐다.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상장 기업 30곳을 묶은 센섹스 지수도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9%), 나스닥종합지수(―4.1%), S&P500(―3.7%) 등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그 여파로 한국 코스피(―4.1%)와 코스닥(―3.6%)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핵심 표적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4.2%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2.1%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8.7%), 대만 자취안지수(―11.5%) 등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증시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비중 덕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12%로 세계 평균(23%)은 물론이고 중국(19%)보다 낮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낮은 인도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셈이다.

인도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무역 협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26%의 관세를 부과한 뒤 인도 정부는 무역 조건에 대한 협상에 들어갔다.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보복관세를 공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 결과 인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낙폭도 다른 아시아 증시 대비 작았다. 상호관세 부과 이후 홍콩 항셍지수(―7.7%), 닛케이225(―4.9%), 자취안지수(―8.4%) 등이 급락했지만 니프티50은 2.2%, 센섹스지수는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거듭되는 정책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인도 경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 대비 크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등보다 관세 장벽이 낮은 인도에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미중 통상분쟁#인도 증시#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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