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인도 증시가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대형 기업 50곳으로 구성된 니프티50은 지난달 11일 대비 이달 11일 1.5% 올랐다.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상장 기업 30곳을 묶은 센섹스 지수도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9%), 나스닥종합지수(―4.1%), S&P500(―3.7%) 등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그 여파로 한국 코스피(―4.1%)와 코스닥(―3.6%)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핵심 표적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4.2%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2.1%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8.7%), 대만 자취안지수(―11.5%) 등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증시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비중 덕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12%로 세계 평균(23%)은 물론이고 중국(19%)보다 낮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낮은 인도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셈이다.
인도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무역 협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26%의 관세를 부과한 뒤 인도 정부는 무역 조건에 대한 협상에 들어갔다.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보복관세를 공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 결과 인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낙폭도 다른 아시아 증시 대비 작았다. 상호관세 부과 이후 홍콩 항셍지수(―7.7%), 닛케이225(―4.9%), 자취안지수(―8.4%) 등이 급락했지만 니프티50은 2.2%, 센섹스지수는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거듭되는 정책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인도 경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 대비 크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등보다 관세 장벽이 낮은 인도에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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