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회사원 A 씨(55)는 증여로 여유자금이 생겨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기술주 위주로 투자해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남겼지만 미국 증시 고점론과 함께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져 고민이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도 하락하고 있는데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오윤정 SC제일은행 분당중앙지점 수석PB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월 20일 취임한 가운데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의 불확실성과 시장 파급력 등에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일부 변동성들이 대두되고 있지만 다음의 3가지 잠재적 불안 요소들이 결국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방향성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첫째, 트럼프 리스크는 극대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가 경기 둔화 및 물가 위험을 자극하는 극단적인 무역 전쟁에 나서기보다는 관세를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단계적인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둘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관련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지만, 주거비를 비롯한 근원 소비자물가의 하향 안정화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확산될 확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가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딥시크의 부상은 미국 빅테크들이 지출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 비용에 대한 의구심을 자극했으나 기술 효율 개선에 따른 비용 절감은 기술의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며 투자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처럼 잠재적 불안 요소들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단기 노이즈에 그칠 뿐 미국 대형 기술주가 갖는 ‘경제적 해자’(경쟁자를 압도하는 높은 진입 장벽과 확고한 구조적 경제 우위)의 지위는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추고 변동성을 감내하며 미국 주식에 대한 적정 비중을 확보해 나갈 것을 권한다.
한국 주식은 올 들어 대외 금리 및 달러 강세가 진정된 가운데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개인 및 기관의 거래 비중이 하락한 반면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상승하며 국내 증시 수급 환경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높아진 모습이다. 대외 거시경제 여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낮은 밸류에이션에 주목한 외국인 수급이 증시 하단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주식의 하방 경직성이 개선된 만큼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 중심으로 전술적 대응을 병행할 것을 제안한다.
높아진 금리 레벨을 채권에 대한 진입 기회로 활용하는 접근 역시 유효하다고 본다. 관세 및 이민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공급 확대 기조 및 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하에 시장금리는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금리 변동성 요인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리 민감도가 높은 국채보다 회사채를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특정 솔루션을 선택하기 어렵다면 주식, 채권, 원자재, 대체자산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 단기적인 시장 소음에 따라 부풀려진 악재에 흔들리기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장의 방향성에 집중한다면 다양한 기회 요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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