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 만난다. 사진은 올트먼 CEO가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포럼(WEF) 회의에 참석한 모습. 다보스=AP 뉴시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에 직면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공세에 대응해 한미일 AI 동맹을 굳건히 하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올트먼 CEO는 3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를 만난 데 이어 곧바로 한국을 찾아 카카오, SK그룹,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수장들과도 연쇄 회동한다.
● 카카오-SK-삼성과 연쇄 회동… ‘AI 동맹’ 강화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4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뤼튼 등 국내 기업 및 스타트업 개발자 100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을 개최한다. 그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AI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도 깜짝 등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올해 출시 예정인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 모델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오픈AI의 동맹이 공식화하는 셈이다.
올트먼 CEO는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AI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방일 일정은 투자 유치 및 도널드 트럼프 집권 기간 중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차원으로 풀이된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러클은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해 미국 AI 인프라에 4년간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딥시크 쇼크 이후 중국 AI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AI 동맹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AI 기업 관계자는 “국가적 AI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올트먼 CEO의 방한으로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다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중국 가세로 격화된 글로벌 AI 기업들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 딥시크보다 3배 정확한 추론 모델 ‘딥리서치’ 공개
오픈AI는 새로운 추론 모델과 생성형 AI 전용 단말기, 독자 반도체 개발 계획까지 잇따라 내놓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 우위를 내세우며 업계 선도자 지위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3일 올트먼 CEO가 머물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 박사급 심층 추론 모델 ‘딥리서치’를 공개했다. 챗GPT에서 딥리서치 기능을 활성화하면 5∼30분간 웹을 검색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해 전문적인 수준의 보고서를 제공한다. 딥리서치는 현재 가장 어려운 AI 성능평가(벤치마크)로 불리는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딥시크 최신 추론 모델인 R1 대비 3배 가까운 정확성을 보였다.
올트먼 CEO는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딥시크와 같은 오픈소스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그는 기존 폐쇄적 모델 운영 방식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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