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코끼리’의 질주… 印, 年 7%대 성장에 인건비는 中의 20%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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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엔진 아시아 뉴7]
韓기업들, 中 대체시장으로 주목
고성장속 중산층 인구 폭발적 증가
“2047년 전체인구의 60% 차지할 것”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인도가 ‘깨어난 코끼리’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중국 대체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2027년 국내총생산(GDP) 5조 달러를 달성해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될 것을 자신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실질성장률이 ―6.0%로 떨어졌지만, 2021년에는 9.2%로 반등한 뒤 2022년 7.3%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의 잠정치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7.6%에 달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인도 중앙은행 전망치 기준으로 7.0%로 예상된다. 중국은 2023년 5.2% 성장에 그쳤는데 인도는 7%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소비력이 있는 중산층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 비영리 연구단체 ‘프라이스’는 2047년 인도 전체 인구의 60%가 중산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기준 인도의 1인당 GDP는 2612달러(전망치)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중산층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

인도는 양질의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노동인력(15∼64세)이 총인구의 63.6%(약 8억50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50%가 28세 미만의 젊은층이다. 0∼14세의 영유아 인구는 31.2%로 세계에서 5번째로 젊은 국가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엔지니어 150만 명,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생이 30만 명씩 배출되고 있다. 인도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30달러(약 32만 원)로 중국(1176달러)의 20% 수준이다.

인도 정부도 산업 키우기에 적극적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집권 직후 ‘인도에서 만들자(Make in India)’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당시 14%에 불과한 제조업 비중을 2025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또 인도 정부는 2019년부터 자국 기업의 법인세를 기존 30%에서 22%로 인하했고, 신규 기업의 법인세는 15%까지 낮췄다.

김문영 전 KOTRA 서남아지역본부장(현 우송대 교수)은 “모디 총리 체제가 출범하면서 정치가 안정됐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면서 “정부가 기업 친화 정책을 펼치니 투자금이 몰리며 현재 인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는 아직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기업 활동의 애로점으로 꼽힌다. 지방정부의 권한도 강해 지역마다 세금이나 법이 다르다는 점도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깨어난 코끼리#인도#성장#인건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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