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는 원래 증류주였다”… 하이트진로, ‘초심’ 증류주와 새 100년 첫 발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4월 14일 12시 00분


코멘트
하이트진로 강남 사옥 전경.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강남 사옥 전경.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 100년 된 장수기업은 13곳에 불과하다. 하이트진로는 회사의 시작이었던 증류주를 중심으로, 첫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과 통합연구소까지 건립하며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일 경기 이천시 소재 이천공장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 미디어 프렌드십 데이 행사를 열었다. 맥주, 소주, 증류식 소주 등 제조 공정부터 주요 제품 브랜드를 소개하고, △연구 영역 다각화 △연구 역량 강화 △연구 인프라 구축 등 계획도 밝혔다.

이날 정세영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하이트진로는 국내 상장기업 중 9번째로 100주년을 맞이하며, 식음료 업계에서는 처음”이라며 “대한민국에는 100년 동안 많은 굴곡이 있었는데, 그 시간을 하이트진로도 함께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시장의 리더이자 한편 또 도전자이기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하이트진로의 시작이 된 진천양조상회(왼쪽)와 조선맥주 주식회사(오른쪽). 두 회사가 각자의 길을 걷다가 2011년 합병하면서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됐다.
하이트진로의 시작이 된 진천양조상회(왼쪽)와 조선맥주 주식회사(오른쪽). 두 회사가 각자의 길을 걷다가 2011년 합병하면서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됐다.

하이트진로의 100년 역사는 진천양조상회에서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때인 1924년 평남 용강에서 진천양조상회 창립과 함께 진로(眞露) 소주 생산이 시작됐다. 1933년에는 국내 최초의 맥주회사인 조선맥주 주식회사가 설립된다. 각자의 길을 걷던 두 회사가 2011년 합병하기로 하면서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맥 통합인 것이다.

100년 역사 속에서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인기 제품을 선보였다. 1998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소주시장 1위 제품인 ‘참이슬’을 비롯해 국내 맥주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하이트’, 2019년 주류 시장 판도를 바꾼 ‘테라’ 등이다. 현재는 단종됐지만 국내 최초 올몰트 맥주로 인기를 끌었던 ‘맥스’도 있다. 현재는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를 사용하는 ‘켈리’가 올몰트 명맥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에는 100년 역사의 시작이었던 증류식 소주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 본래 하이트진로가 1924년 출시한 ‘진로’는 증류식 소주다. 하지만 1965년 양곡관리법 시행되면서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됐다. 하이트진로는 2007년 ‘일품진로’를 출시하면서 증류식 소주 100년의 역사를 다시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하이트진로의 증류주 라인업으로는 ‘일품진로’, ‘진로1924 헤리티지’, ‘일품진로 오크43’, ‘일품진로 23년산’ 등이 있다. 올해 신제품으로 출시한 ‘진도골드’도 쌀 100% 증류원액을 함유한다.
이천공장 목통 숙성실에는 20년이 훌쩍 넘은 것부터 5년도 채 되지 않는 것까지 미국산 버번 목통이 가득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우선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품진로 24년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증류주 설비도 증설해 주류 음용 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본래 하이트진로는 증류주 생산을 위한 목통(오크통)만 2만여 개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증류주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는 그 양을 크게 줄인 상황이다. 대신 버번위스키를 담았던 목통을 사용해 풍부한 향과 깊은 맛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이천공장 목통 숙성실에는 20년이 훌쩍 넘은 것부터 5년도 채 되지 않는 것까지 미국산 버번 목통이 가득했다.
맥주연구소가 있는 강원도 홍천공장. 하이트진로 제공
맥주연구소가 있는 강원도 홍천공장. 하이트진로 제공

통합 하이트진로 연구소도 준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74년 우리나라 최초로 주류연구소를 발족했다. 경기 부천에 175평 규모로, 소주뿐만 아니라 와인과 브랜디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시작했다. 2011년에는 하이트와 진로가 합병하면서 하이트진로 연구소로 발전했다. 맥주와 소주연구소가 함께 운영되면서 양조 기술력이 한 단계 성장했으나, 물리적으로는 강원 홍천(맥주)과 충북 청주(소주)에서 이원화로 운영됐다.

통합 연구소는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다. 목표는 2025년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합 연구소가 마련되면 소주와 맥주뿐만 아니라 청주 및 위스키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석 센터를 운영해 식품 안전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세영 하이트진로 커뮤니케이션팀 상무가 지난 11일 경기 이천시 소재 이천공장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 미디어 프렌드십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정세영 상무는 “기술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 조금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도 지속 확대하겠다”며 “예전엔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를 끌어 모았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니즈에 즉각 반응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년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에 해외 생산기지도 건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수출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확장성도 가져가겠다”고 했다.

이천=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