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NG열병합 발전, 2030년까지 신설 어렵다”… 산단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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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에너지 계획 수정 발등의불
비용 부담 최대 20% 커질 가능성
일각선 “원전-재생에너지에 밀린듯”
석탄발전소의 LNG 전환도 틀어져

최근 정부가 대규모 산업단지 내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를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기업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LNG 발전을 확대할 여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열병합발전으로 열에너지를 확보하려던 기업들은 보일러 사업자 등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을 경우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단지 내 LNG 열병합발전소 사업계획을 제출한 기업들에 ‘내년 LNG 열병합 발전을 위한 별도의 시장을 개설해 2030년 이후 신·증설할 LNG 열병합발전 설비를 제한적으로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030년까지는 LNG 열병합발전소의 신·증설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광양 2차전지 콤플렉스, 광양 묘도 항만 재개발 등의 산업단지가 LNG 열병합발전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LNG 열병합발전은 천연가스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난방 등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집단에너지 발전 방식 중 하나다. 전기만 생산하는 발전소보다 에너지 효율이 30%가량 높고, 석탄발전 대비 탄소 배출이 절반 수준이다. 다만 원전이나 재생에너지만큼 탄소 배출이 적지는 않다.

정부는 새로운 LNG 열병합발전소를 허가할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총선 전후 발표할 예정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집단에너지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열병합발전 등 집단에너지는 기존에는 전기본과 별개로 집단에너지사업법만을 기준으로 허가를 받아왔으나, 이제는 전체 전기수급을 고려해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15년 전력수급방안을 담은 전기본은 정부가 2년마다 세운다. 정부는 전기본에서 전력 수요, 설비 계획, 탄소 감축 등을 고려해 원자력, 석탄, LNG,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별 발전량을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하는 만큼 LNG 발전소 신설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LNG 열병합발전의 신·증설이 막히며 기업들은 열에너지 확보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정 중에는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해 열 수요가 크다. LNG 열병합발전 대신 보일러 사업자 등을 통해 열을 확보할 경우 기존보다 10∼20%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산업단지 중 일부는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려던 계획이 막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대전·구미·울산산업단지의 에너지 사업자들은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LNG를 사용한 에너지 공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발전소 건설이 막히며 기존 석탄 중심 발전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석탄 발전 비중을 낮추지 못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없게 돼 추가 탄소배출권 구입 등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ng열병합#에너지#기업#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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