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다면 실력부터 쌓아라!

  • 주간동아
  • 입력 2023년 11월 5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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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 타인의 富는 실력, 자신의 富는 운이라 생각해야 ‘진짜 부자’ 된다

큰돈을 버는 건 운일까, 실력일까. 오랫동안 큰돈을 벌고자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에 반해 별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큰 부자가 되는 사람도 있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부잣집에 태어난 경우는 분명히 운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로또 당첨자, 재산 상속자 외에도 부자가 많다. 이런 경우는 운일까, 실력일까.

큰 부자가 되려면 실력보다 운이 중요하다는 사례로 자주 제시되는 인물이 빌 게이츠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이자 대주주로서 거의 30년 가까이 세계 갑부 명단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포브스’ 기준 세계 6위 부자다. 빌 게이츠는 고등학생 때부터 컴퓨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하버드대에 들어간 수재다. 또한 19세 때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는 등 사업적 재능도 남달랐다.

빌 게이츠 성공에는 운이 큰 역할
큰 부자가 되려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GettyImages]
큰 부자가 되려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GettyImages]
이런 실력만으로 빌 게이츠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을까. 빌 게이츠가 컴퓨터 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건 그가 다니던 레이크사이드 중고교에 컴퓨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상당히 비싸고 귀한 물건이었다. 대학에도 컴퓨터가 없을 때 중고교에 컴퓨터가 있다는 건 굉장히 희귀한 일이었다. 이는 그 학교가 유명한 사립학교였기에 가능했다. 빌 게이츠는 이 학교에서 13세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웠다. 그가 어려서부터 컴퓨터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던 셈이다. 빌 게이츠가 컴퓨터 전문가가 된 건 컴퓨터가 있는 레이크사이드 학교에 다녔기 때문이고, 또 유명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부모가 부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운이 없었다면 19세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할 수 없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성공에는 운이 크나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빌 게이츠가 부자가 됐다고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가 레이크사이드 중고교에 다녀서 컴퓨터 천재가 된 건 맞다. 그런데 당시 레이크사이드 중고교에는 학생이 빌 게이츠만 있었던 게 아니다. 학생 300여 명이 재학 중이었고, 이들 모두 당시 첨단기기였던 컴퓨터를 맘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컴퓨터로 세계적 갑부가 된 사람은 빌 게이츠와 폴 앨런 2명뿐이다. 같은 운을 가졌던 300명 중 2명이면 확률이 0.67%다. 같은 환경에서 부자가 된 사람이 0.67%뿐이라면, 환경이 부자가 되는데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운적인 요소 외에 다른 뭔가 개인적 원인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는 부자가 많다. 그런데 강남 부자 중에도 운이 좋아서 부자가 된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강남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특별히 비싸지 않았다. 어디에 집을 살까 생각하다 강남에 자리 잡았고 그 후 계속 살아왔다면, 현재 몇십억 부동산을 가진 자산가가 돼 있을 것이다. 당시 허름한 강남 아파트를 샀던 사람은 재건축이 되면서 큰 부자 소리를 듣고 있다. 특별히 재테크를 한 게 아니다. 부자가 되려고 따로 노력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강남에 들어가 오래 살았을 뿐이다. 이건 운이라고 봐야 한다. 큰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 없이 강남에 집을 산 것이고, 그동안 집을 팔아야만 하는 큰 사정이 없었던 덕분이다.

주식투자, 실력 있어야
또 다른 유형도 있다. 강남에 집을 사려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강남 아파트를 산 경우다. 강남에 들어가고자 노력했고, 결과가 좋아 강남에 거주하게 된 사람들이다. 이런 경우는 운 덕분에 강남에 살게 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운 외에 다른 요소, 개인의 실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운으로 큰돈을 번 사람이 있고, 실력으로 번 사람이 있다. 1970~1980년대 1000만 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그냥 묻어두었더니 몇십억, 몇백억이 됐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운이다. 삼성전자 외에 다른 주식을 샀으면 그런 수익을 얻지 못했다. 설령 삼성전자의 대성공을 예측했다 해도 평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몇십 년 동안 그냥 묻어두기가 힘들다. 그 기간 주식을 그냥 묻어두는 건 투자에 별 관심이 없고, 그 돈이 있으나 없으나 별로 상관없는 사람만 가능하다. 평소 완전히 잊고 지내다가 20년이 지나 계좌를 확인해보니 대박이 난 경우인데, 이건 투자 실력이라고 볼 수 없다. 운이 좋았을 뿐이다.

어떤 주식을 살지 고민하고, 그것을 사고팔면서 큰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단순히 운이라고 보기 어렵다. 운만이라면 50%는 돈을 벌고 50%는 돈을 잃어야 한다. 큰돈을 버는 건 운만으로는 곤란하다. 또 주식 속성상 몇백% 이익을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주식 수익률이 좋다는 것과 주식으로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운이 좋아 주식으로 몇 배를 벌 수 있지만, 주식으로 부자가 되려면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실제 실력이라 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해야 한다.

주식 거래를 잘 하지 않고 그냥 사두는 장기투자라고 실력이 필요 없는 건 아니다. 장기투자는 주식을 사고 10년 후 계좌를 열어보는 투자가 아니다. 큰돈을 들여 하는 투자는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걸 계속 보유하고 있을지 여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민은 하지만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했기에 결과적으로 장기투자가 되는 것뿐이다. 이런 식의 장기투자에서 성공하는 건 운이 아니다. 운 이외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

사업으로 큰돈을 버는 건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좀 다르다. 사업으로 돈을 버는 건 운보다 실력이 더 많이 작용한다. 사업은 부동산, 주식보다 훨씬 더 고려할 게 많고 변수도 다양하다. 그중 몇몇 요소에서 운이 좋다고 큰돈이 벌리지는 않는다. 물론 운이 좋아야 큰돈을 벌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수많은 요소를 평소에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운보다는 사업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실력인지 운인지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지속성이다. 큰돈을 버는 일이 어쩌다 한 번 발생하느냐, 아니면 지속적으로 발생하느냐의 차이다. 평소 50점 받던 학생이 어쩌다 90점을 받아왔으면 그건 운이다. 이 90점이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올라서려면 다음 시험에서도 90점대를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90점은 분명 운일 뿐이다. 계속해서 90점을 받을 때 비로소 실력이다.

시험은 짧은 간격으로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실력인지 운인지 구분하기가 쉽다. 하지만 돈을 버는 건 장기간이 걸리는 게임이다. 그래서 큰돈을 번 경우 그게 실력인지 운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부는 실력
실력과 운을 구분하는 두 번째 방법은 재연성이다. 부자가 돈이 없는 상태가 돼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할 때 또다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실력이라면 부자에서 탈락해도 다시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운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다시 부자가 되기 어렵다. 현재 부자 중에서도 처음부터 시작해 다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전문직에 종사해 부자가 된 사람은 대부분 그런 자신감을 가지지만,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 중에서는 그 비율이 낮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투자는 다른 분야에 비해 운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사고방식 측면에서는 자신의 부가 실력이 아니라 운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낫다. 자기 실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면 자만해지고, 자만하면 재산이 빠져나가기 쉽다. 운이라고 생각해야 겸손해지고 재산을 유지하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부자가 되길 원한다면 다른 사람의 부는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다른 사람의 부가 운이라고 생각하면 그로부터 배울 게 없다. 실력이라고 생각해야 뭔가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 자신의 부는 운이고 다른 사람의 부는 실력이다. 이것이 부와 관련된 가장 좋은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413호에 실렸습니다〉
최성락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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