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질문하자 AI가 사내데이터 분석결과 ‘척척’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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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성형 AI ‘찾다’ 구축
챗GPT 닮은 사내 분석 시스템
정보유출 걱정 없고 답변은 정확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가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찾다’의 화면. LG전자 제공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가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찾다’의 화면. LG전자 제공
“건조기를 사용하는 남성 고객의 에어컨 총 사용 시간은 얼마야?”

“2만4892.3분입니다.”

LG전자가 제품 기획·개발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에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다. 위 대화처럼 고객의 사용 패턴에 대한 질문을 입력하면 AI 모델이 최근 3년간 고객들이 실제 사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내놓는다.

1일 LG전자에 따르면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내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을 마친 상태로 연내 구성원들에게 시스템을 개방할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 절차도 밟고 있다. AI 시스템 이름은 질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찾는다는 의미를 담아 ‘찾다(CHATDA·CHAT based Data Analytics)’로 정했다.

찾다는 챗GPT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제품 기획이나 개발을 맡은 직원은 ‘LG전자 고객이 가장 많이 쓰는 세탁 코스는 뭐지?’, ‘일일 평균 건조기 사용 시간은 몇 분이지?’, ‘주중과 주말의 식기세척기 사용 패턴의 차이는 있나?’ 등의 질문을 입력한다. 그러면 AI가 최근 3년간 고객들이 가장 많이 쓴 특정 세탁 코스와 건조기 사용 시간, 식기세척기 사용 시간 등을 답으로 내놓는다.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데이터 분석 코드를 생성하고, 코드를 데이터베이스 환경에서 실행시켜 값을 찾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코드 작성 등 프로그래밍 지식이 필요했던 영역이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뒤 LG전자는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에 이를 사용할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외부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보안에 취약할 수 있고, 챗GPT가 불확실한 답변을 내놓는 문제 등이 제기돼 자체 AI 개발로 선회했다. 찾다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주어진 답을 찾기 때문에 부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사내 분석 환경에서만 쓰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의 유출도 막을 수 있다. 고객들의 각 기기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암호화돼 있다. 그 때문에 데이터 전문가가 가공하는 과정(전처리)을 거친 뒤에야 찾다에서 사용한다.

찾다는 LG전자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지털 전환(DX)의 일환이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생활가전에 무선인터넷을 탑재해 고객 제품 데이터를 확보해 오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양이 방대해 전문가가 아닌 직원들이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LG전자는 찾다를 통해 개발자나 데이터과학 전문가가 아닌 직원도 빅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기술 변화 등의 트렌드에 직원들이 적극 대응하길 기대하고 있다. 향후 H&A사업본부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본부로도 찾다를 확장할 계획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직원#질문#ai#사내데이터 분석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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