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 높은 식료품 물가, 둔화 속도 더딜 수도…기대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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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28일 0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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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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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높은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식량안보 문제와 엘니뇨, 이상기후 등에 따라 향후 둔화 속도마저 더딜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무거운 먹거리 물가는 체감물가를 높여 기대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리고 저소득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앞으로 식료품 물가 추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 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농산물 가격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가격 상승도 소비자물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상이변과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식료품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는 국내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확대됐다.

한은은 “주요국에서도 지난해 이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식료품 발 물가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로 지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의 직격탄을 맞았다. 또 인건비 등 투입 비용 상승도 더해져 식료품 상승률이 올 들어 전체 소비자물가 대비 2배 이상 높은 기염을 토하는 중이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국내외 식료품 물가 급등은 나라별 여건 외에도 글로벌한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신흥국 50개국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을 분석해 보니 글로벌 공통 요인이 국별 고유 요인의 영향을 웃돌았다.

한은은 “우리나라도 주로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의 가격 상승률이 여타 품목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글로벌요인의 영향이 크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병목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차질, 이상기후 등의 영향이 복합 작용하면서 식료품 물가의 상방 압력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료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국제적 요인의 힘이 강한 것은 결국 식료품 물가 오름세의 둔화 속도가 더딜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외 식료품 물가의 오름세 둔화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비용 측면의 압력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최근 흑해곡물협정 중단, 인도 쌀 수출 중단 등에 따른 식량안보 우려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식량 가격의 가장 큰 상방 위험이다.

한은은 “올해 강한 강도의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도 상승할 때 1~2년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 5~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식량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크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데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최대로 나타나고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파급시차가 단축된다”며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물가는 하방 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 물가 둔화세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담이 증대되고 실질 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 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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