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과 함께 돌아왔다… 삼각지서 즐기는 ‘日 맥주여행’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7월 10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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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 팝업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몰트’와 ‘카오루 에일’ 생맥주. 거품 위에 그림이 그려진 ‘거품 아트’가 특징이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19년 ‘노(No) 재팬’ 운동 이후 5년이 지나면서 ‘예스(Yes) 재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맥주 브랜드들도 국내 수요가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재빨리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 꾸준히 성장한 일본 맥주 수입량은 2018년 8만6676t(수입액 1023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7~2021년 일본 맥주 수출입 중량과 금액. 그래픽=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2017~2021년 일본 맥주 수출입 중량과 금액. 그래픽=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원인은 2019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그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전년 대비 반 토막 가까이 줄었으며, 2020년에는 6490t까지 추락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0년 수입량(8354t)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 맥주 수요는 2021년 수입량이 소폭 상승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만8940t으로 늘면서 의미 있는 턴어라운드를 나타냈다. 올해는 지난 1~5월에만 1만4384t(수입액 148억 원)이 수입됐다.

이에 따라 일본 맥주 기업들도 수요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팝업스토어가 줄을 잇는다.
오비맥주가 국내로 유통하고 있는 산토리는 서울 용산 삼각지에서 일본식 주점 ‘야키토리 쿠이신보’과 함께 팝업스토어 ‘더 프리미엄 몰트 하우스’를 내달 4일까지 한 달간 운영한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오비맥주가 국내로 유통하고 있는 산토리는 서울 용산 삼각지에서 일본식 주점 ‘야키토리 쿠이신보’과 함께 팝업스토어 ‘더 프리미엄 몰트 하우스’를 내달 4일까지 한 달간 운영한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오비맥주가 국내로 유통하고 있는 산토리는 서울 용산 삼각지에서 일본식 주점 ‘야키토리 쿠이신보’과 함께 팝업스토어 ‘더 프리미엄 몰트 하우스’를 내달 4일까지 한 달간 운영한다. 산토리는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은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아권에선 처음인 셈이다.

희귀 품종인 체코산 다이아몬드 몰트를 사용하는 산토리는 프리미엄 몰트에 대한 인지도 확대를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단순 수입 맥주가 아닌 일본 최고의 프리미엄 맥주라는 것에 대해 알리겠다는 것.

산토리는 자체 진행하는 ‘품질의 명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증을 받은 18개 후보지 중에서 해당 주점을 선정했다고 한다. ‘맥주’도 하나의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의 기준에 맞춘 생맥주의 맛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팝업스토어에선 ‘프리미엄 몰트’와 ‘카오루 에일’ 생맥주를 맛볼 수 있다. 생맥주에는 마치 라떼 아트처럼 거품에 그림을 그려주는 ‘거품 아트’가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카오루 에일은 일반 생맥주와 ‘밀코’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팝업스토어에선 맥주의 거품을 즐기는 밀코 방식으로도 카오루 에일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팝업스토어에선 맥주의 거품을 즐기는 밀코 방식으로도 카오루 에일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밀코는 거품으로 즐기는 독특한 음용 방식이다. 과거 한 드라마에서 배우 이선균이 이지은(가수 아이유)에게 거품 가득하게 맥주를 따라줘서 ‘이선균 맥주’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 맥주와 유사하다. 맥주의 청량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환영받지 못하는 방식이지만, 필스너 맥주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체코에서는 거품만을 즐기는 밀코 방식으로도 맥주를 즐겼다. 부드럽고 담백한 걸 선호하는 식문화를 가진 일본도 밀코 방식을 들여왔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나는 밀코도 카오루 에일에서 거품만을 따르는 방식이다. 유럽과 달리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생맥주 기계에 맥주와 거품이 추출되는 탭이 구분돼 있는데, 거품탭만을 이용해 맥주를 따른다. 산토리는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약 1200잔(500ℓ)의 카오루 에일을 일반 생맥주와 밀코 방식으로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산토리에 앞서 삿포로맥주는 지난달 24일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 인근에 2층 규모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삿포로맥주는 따르는 방식이 다른 두 가지 버전의 맥주와 안주를 제공한다. 맥주를 따라주는 동시에 전문 서버가 설명을 제공한다. 섬세한 맛의 차이를 전수하기 위해 일본의 비어 마스터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4일간 직원교육을 진행했다.

롯데아사히주류도 11일부터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왕뚜껑 생맥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의 한국 전용 디자인 출시를 기념해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상품 설명 외에도 생맥주캔의 대형구조물이 있는 포토존과 팝업스토어 한정 해시 스냅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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