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3800원, 튀김 1만원”…하림, ‘프리미엄 전략’ 득일까 실일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20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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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의 프리미엄 전략이 이번에는 시장에서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하림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즉석밥에 이어 라면, 자장면, 국·탕·찌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기존 제품 대비 비싼 가격 탓에 괄목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컵라면, 튀김, 비빔면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컵라면은 1개에 3800원, 모둠 튀김 1봉지는 1만원, 비빔면은 1500원 등 이번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2021년 선보인 장인라면에 이어 지난해 더미식 밥, 유니자장면, 국·탕·찌개 제품을 출시했다. 장인라면을 출시했을 때 사용했던 프리미엄 전략을 최근 신제품에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장인라면은 220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 출시됐지만 출시 직후 약 두달간 500만봉이 판매되며 양호한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에 가속도가 붙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비싼 가격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출시한 더미식밥, 유니자장면, 국·탕·찌개 제품도 높은 가격이 도마에 올랐다.

4000원 수준의 유니자장면은 생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농심 짜파게티, 삼양식품 짜짜로니, 팔도 짜장면, 오뚜기 짜장면 등과 같은 유탕면인데도 가격은 2~3배 이상 비싸다는 지적이다.

국·탕·찌개 등 냉동 국물요리 제품의 경우 2인분 2개입 1팩 기준 2만원 안팎이다. 경쟁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제품 1개(2인분)가 평균 6000~7000원대 가격대에 팔리고 있는 것보다 20~30%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림의 프리미엄 전략은 지난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461억원으로 전년대비 112.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279억원 늘어났다.

하림의 실적 악화에 대해 식품업계에선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소비자들이 한번 정도는 호기심에 구매할 수 있지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존 제품 대비 큰 차이점이 없으면 재구매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림의 실적 악화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하림은 최근 컵라면, 튀김, 비빔면 등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라면에 치킨햄과 소시지를 넣은 챔라면은 3800원이라는 소비자가격이 책정됐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컵라면 가격이 1000~2000원 미만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약 2~3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간편식 브랜드 멜팅피스를 론칭하며 선보인 튀김류도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멜팅피스 모둠튀김 한 팩은 1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아직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함박까스는 1만2000원~1만6000원 정도에 판매될 예정이다.

비빔면도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이다. 하림은 더미식 비빔면 가격을 1500원으로 책정했다. 팔도비빔면, 배홍동 비빔면, 진비빔면 등이 대형마트 기준으로 800~1000원 수준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1.5배 이상 비싸다.

일부에선 하림이 지금이라도 가격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판매 가격 책정은 제조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고물가에 소비자 지갑이 얇아진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프리미엄 제품군 성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고급 원재료를 사용했더라도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차가 크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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