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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서학 개미’, 새벽 2시까지 시장환율로 해외주식 살 수 있다

입력 2023-02-08 03:00업데이트 2023-02-08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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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 만에 외환시장 개방 확대
마감 연장-외국기관 시장참여 허용
“해외 투기세력 시장교란 우려” 지적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외환시장 거래 마감 시간이 오전 2시로 늦춰진다. 밤늦은 시간까지 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서학 개미’ 투자자가 비싼 가(假)환율이 아닌 시장환율로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 정부는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기회도 열어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외환 제도를 보수적으로 운영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 우리 시장이 성숙했다고 보고 외환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1948년 이후 70년 이상 유지돼 온 외환시장 구조가 큰 변화를 겪는 셈이다.

정부는 먼저 국내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런던 금융 시장이 끝난 후인 한국 시간 오전 2시까지 늘리기로 했다. 기존엔 주식 시장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됐다. 정부는 향후 은행권 여건을 살펴 추후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외환시장 마감 후 해외 주식에 투자하려면 증권사를 통해 시장환율보다 높은 가환율로 환전해야 한다. 증권사는 환율 변동을 고려해 가환율을 시장환율보다 통상 5% 높게 설정한다. 환전 시 시장환율과의 차액이 다음 날 계좌로 입금돼 당장 손해를 보진 않지만 살 수 있는 주식 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1000만 원을 입금해 테슬라 주식을 구매한다면, 7일 종가 기준 194.76달러인 테슬라 주식을 6일 시장환율(1258원)로 구입할 시 40주를 살 수 있지만 5% 비싼 가환율을 적용할 경우 38주만 살 수 있다.

정부는 또 씨티은행, HSBC와 같은 글로벌 은행·증권사 등을 ‘인가 외국 금융기관(RFI)’으로 지정해 직접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엔 해외 은행이 원화를 거래하려면 국내 지점을 세우거나 국내 금융기관의 고객이어야만 가능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원화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원화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져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야간에 해외 투기 세력이 시장을 교란하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변동성 확대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선 외국 기관의 원화 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 감독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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