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대란’ 광역버스, 중간정류소서 빈차로 승객 태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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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광역버스 2차 입석대책’

이달 말부터 수도권에서 승객이 몰리는 일부 광역버스 노선은 종점이 아닌 중간 정류소에 빈 버스를 배차해 승객을 태운다. 종점부터 승객이 대거 탑승해 중간에 타는 시민이 아예 버스를 못 타거나 콩나물 버스에 입석으로 타는 경우를 막기 위한 취지다. 경기 일부 노선에서만 가능했던 ‘광역버스 좌석 예약제’도 12월부터 서울 사당역과 강남역을 지나는 노선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경기 용인 화성 고양 등 9개 노선에 2층짜리 전기버스가 추가 투입돼 내년 5월까지 좌석이 20%가량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역버스 2차 입석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유가 상승으로 광역버스 이용객이 급증하며 출퇴근 시간에 신도시 광역버스 일부 정류장 대기 줄이 100∼200m에 이르는 등 시민 불편이 커진 데에 따른 것이다.

7월 1차 대책이 코로나19 등으로 감차했던 노선을 정상화하는 것이었다면 2차 대책은 수요가 많은 주요 노선에 맞춤형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경기 성남·수원·용인시 등 승객 수요가 많은 기초자치단체 노선을 중심으로 ‘중간 배차’ 방식이 도입된다. 중간 배차는 일부 버스 출발 지점을 종점이 아닌 중간 정류소로 바꾸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앞선 정류장에서 승객이 많이 타 버스가 꽉 차면 중간 지점에서는 무(無)정차로 정류장을 통과하거나 입석으로 타야 했다.

올해 12월부터는 ‘광역버스 좌석 예약제’도 확대한다. 현재 광역버스 좌석 예약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미리 플러스’를 통해 전체 노선의 10% 미만인 경기 지역 23개 노선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서울지하철 2호선 사당역이나 강남역 등 출퇴근 시간대 대기 인원이 많은 노선으로 확대한다. 이 경우 좌석 상황을 예측할 수 있어 정류소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수요도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버스 운행 자체도 늘린다. 우선 수도권 79개 노선에 전세버스 107대와 정규버스 54대를 투입해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216회 늘린다. 1차 대책까지 포함하면 출퇴근 시간 수도권 106개 노선에 전세버스 135대와 정규버스 152대가 공급돼 운행 횟수가 482회 늘어난다.

특히 입석 문제가 심각한 경기 고양시 용인시 화성시 등의 9개 노선은 2층 전기버스를 추가 투입한다. 올해 11월까지 2층 버스 26대, 내년 5월까지 2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9개 노선 출퇴근 시간 좌석 공급량이 1만2015석에서 1만4440석까지 20.2% 늘어난다.

지역별로는 경기 남부의 경우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65개 노선 2217회로 321회 확대한다. 경기 북부는 26개 노선 719회로 95회 늘린다. 인천시도 15개 노선 296회로 66회 확대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광역버스 입석 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매월 협의회를 개최하고 입석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입석대란#광역버스#중간정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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