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자율주행-UAM 등 미래사업 협력”… 이틀간 105억달러 투자계획 밝혀
바이든 “실망 않도록 美도 노력”… 언론 발표회서 5차례 “고맙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2일 공동 언론발표회를 갖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국에 50억 달러(약 6조3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55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및 배터리 셀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에만 총 105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정 회장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비공개 환담에 이어 언론 발표회를 가졌다. 정 회장은 “2025년까지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지아주의 새로운 전기차 전용 공장은 미국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의 전기차를 제공해,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리더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탄소중립자동차(ZEV) 판매량을 (전체 판매량의) 40∼50%로 늘린다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 바이든 정부의 지원이 계속되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5차례 ‘고맙다(Thanks)’는 단어를 사용하며 현대차의 투자를 반겼다. 2013년 방한 당시 정 회장과 만났던 일화를 꺼내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투자 결정에 실망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은 당초 10여 분으로 예정됐으나, 사전 독대 15분과 언론 발표회 15분, 이후 추가로 20분간 면담이 진행됐다.
“정 회장님, 미국을 선택해줘 거듭 고맙습니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Chairman Chung, thank you again for choosing the United States. We will not let you down).”
“우리는 배터리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We’re also making historic investments in battery).”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50억 달러 규모 신규 투자계획에 대해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번 투자는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의 합작사인 모셔널 설립,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항공 모빌리티 개발을 위한 미국 UAM 독립법인 슈퍼널 설립 등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내 신사업 추진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100억 달러가 넘는 신규 투자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탄소 중립 노력에도 공헌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국내에서도 전기차 생산량 증대 등을 위해 2030년까지 총 2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 덕분에 미국 정부는 전기차 전환이라는 중요한 변화에 힘을 얻게 됐다”며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와 그 기술은 가솔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파트너십과 혁신의 가장 좋은 예시이자, 한미 양국의 유대감을 공고히 해준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에 ‘미국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미국을 믿어 보라는 의미를 거듭 강조한 만큼 현대차의 미국 내 입지 또한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회사는 숙련되고 열정 넘치는 현지 인력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큰 이점을 얻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경제안보 강화와 미래 청정에너지로의 가속화를 위해 지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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