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 지역문화콘텐츠, 집에서 언택트로 즐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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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원연합회
231개 지방문화원 자료 모아 콘텐츠포털 ‘지역N문화’ 구축
역사-산업-국난극복 등 주제… 사진 영상 등 멀티미디어 제공
양질의 데이터 구축한 결과… 지역문화 빅데이터센터 선정
테마 여행코스로 주로 활용… 지역사 교육자료로도 각광

충주 꿩회
충주 꿩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늘어나는 방문객 수로 분주한 곳이 있다. 바로 지역문화콘텐츠 포털 ‘지역N문화’를 운영하는 한국문화원연합회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특수법인이다. 전국 16개 시도연합회와 231개 지방문화원을 회원으로 두고 지방문화원의 발전과 협조,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문화를 발전시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문화원은 1980년대부터 향토사 연구발표회를 통해 향토사료를 수집하고 발굴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 올해로 36회를 맞이한 전국 유일의 향토사 연구공모전인 ‘전국향토문화공모전’이 그 징표다.

부산 동래파전
부산 동래파전
지방문화원이 70여 년간 지역에서 연구한 향토사료들은 그동안 문화원 서고에 차곡차곡 쌓여가며 누군가 주목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정부의 지역문화진흥 정책에 힘입어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지역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바로 원천콘텐츠 발굴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방소멸 위기’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 고유의 문화를 각 지역 현장에서 수집, 전승, 보전하고 있는 지방문화원의 소명과 사명이 반영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콘텐츠 포털 사이트 ‘지역N문화’는 이 원천콘텐츠 발굴지원사업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됐다.

양양 송이버섯전골
양양 송이버섯전골
첫 번째는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지역문화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지역N문화’를 구축하고 그 안에 지역문화의 여러 갈래들을 담은 콘텐츠들을 채워 넣는 것이다. 두 번째는 231개의 지방문화원이 비축해 놓은 소장자료들을 디지털화해 ‘지역N문화’에 탑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 국민이 ‘지역N문화’를 통해 지역과 관련된 수많은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지역문화 이야기 섹션에는 지역문화를 크게 아우를 수 있는 범주를 생활문화, 역사문화유산, 산업, 국난극복 4개 테마로 정했다. △생활문화는 마을신앙, 관혼상제, 향토음식, 우리 마을 이야기, 지명유래, 지역설화, 지역축제, 지역놀이, 지역문화예술인, 한국의 가옥, 노동요 등 11개 주제로 나눴다. △역사문화유산은 성과 옛 도로, 누정, 유교, 근대문화유산, 한국의 석조문화, 기록문화, 관방문화 등 7개 주제, △산업은 한국의 농업, 시장, 목공예, 탄광 등 4개 주제, △국난 극복은 의병, 6·25전쟁 등 2개 주제로 나눴다. 이렇게 총 24개 주제 아래 각각 200개 이상의 사진, 동영상, 가상현실(VR) 등의 멀티미디어 자료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충북 제천의 ‘사람 행세를 하다 고양이에게 들킨 여우’ 설화.
충북 제천의 ‘사람 행세를 하다 고양이에게 들킨 여우’ 설화.
양질의 지역문화 데이터를 구축한 결과 올 5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빅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의 문화부문 지역문화 빅데이터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적된 지역문화 데이터가 교육·관광 분야의 산업계·학계와 연계 활용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결국 결과물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돌아가 선순환되는 지역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게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꿈꾸는 지역문화의 미래다.

이미 활용된 사례도 많다. 지역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테마 여행코스를 개발해 한국문화원연합회 블로그에 공개하고 있다.

제주의 ‘아기의 잉태와 탄생, 양육을 담당하는 생불할망’ 설화.
제주의 ‘아기의 잉태와 탄생, 양육을 담당하는 생불할망’ 설화.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도 있다. 국내 교육업체 한 곳은 지역N문화의 콘텐츠들이 교육과정의 지역사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콘텐츠 제휴 관계를 맺고 지역문화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 공공기업의 자체 콘텐츠 제작의 소스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방송국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도 소재 거리로 언급되거나 실제 사진이나 삽화가 사용된 경우도 많다.

지방문화원 소장자료의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한국문화원연합회는 2022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음 세대에게 문화원의 인지도가 낮아지고 문화재단 등 유관 기관이 새로이 설립되면서 문화원의 영역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각 지역의 사정과 현황을 가장 높게 이해하고 있는 문화조직은 지방문화원임에 틀림없다”며 “지방문화원 소장자료를 비롯한 지역문화자원이 전 국민에게 널리 알려지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한국문화원연합회#지역문화콘텐츠#언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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