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기혼여성 4명중 1명 출산후 퇴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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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vs 1988년생 생애주기 비교


국내 1983년생(올해 38세) 기혼 여성 4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출산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세까지 결혼을 한 비중의 경우 1983년생 여성은 55.9%였지만 1988년생 여성은 45.7%로 낮아졌다.

통계청은 14일 1983년생과 1988년생의 생애주기별 혼인·출산·이혼·경제활동을 통계로 집계한 ‘인구동태 코호트 데이터베이스(DB)’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83년생 여성 중 2019년 기준 직장을 가지고 있는 비중은 53.6%였다. 1983년생 기혼 여성 중 출산을 기점으로 스스로 혹은 타의로 직장을 잃은 사람은 2019년 기준 전체의 25.5%였다. 기혼 여성 4명 중 1명꼴이 결혼 당시에는 직장이 있었지만 출산 이후 직장을 잃은 셈이다. 1983년생 기혼 남성의 93.0%는 결혼, 출산을 거쳐도 직업을 유지했다. 육아 부담이 여전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88년생 여성 가운데 출산 후 직장을 잃은 비중은 22.2%였다. 1983년생보다는 비중이 낮지만 출산과 함께 직장을 잃은 여성이 5명 중 1명 이상이다. ‘에코(echo) 세대’(1979∼1992년생)는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들에 비해 개인의 삶을 중시하지만 육아와 경제 부담 탓에 경력단절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 이후엔 등교 및 등원 중단에 따라 경력단절 여성 비중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혼인과 출산이 늦어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1983년생 중 30세까지 결혼한 비중은 2019년 기준 남성 33.7%, 여성 55.9%였다. 1988년생의 경우 남성 24.9%, 여성 45.7%로 각각 낮아졌다. 30세가 넘기 전 첫아이를 낳은 비중도 1983년생 남성은 56.9%, 여성은 67.4%였다. 하지만 1988년생 남성은 53.2%, 여성 62.4%로 다소 낮았다. 초혼을 기준으로 혼인한 1983년생 중 7.8%, 1988년생 중 5.6%가 이혼했다.

1983년생 가운데 부모나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1인 가구는 13.7%를 차지했다. 1988년생의 경우 5명 중 1명(20.1%)이 1인 가구였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에코세대를 포함한 젊은층의 가족에 대한 관념이 달라지면서 이들이 느끼는 혼인과 출산의 중요성이 줄고 있다”며 “꼭 결혼을 하지 않아도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과 사회적 포용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38세 기혼여성#여성 생애주기 비교#출산 후 경력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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