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분 1%로 대장동 택지 30% 차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화천대유가 택지를 우선 공급받은 게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된 민영주택용지 출자자 우선공급제도에 따른 것”이라며 “불법적인 사항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대장동 개발에서 민간 사업자 중 유일하게 화천대유만 이런 혜택을 누렸다는 점이다. 개발사업 시행사 격인 ‘성남의뜰’에 출자한 민간 사업자는 7곳으로 이들이 가진 지분은 총 49%다. 하나은행 지분이 14%로 가장 많다.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동양생명보험이 각각 지분 8%씩 갖고 있다. 이어 SK증권(6%), 하나자산신탁(5%), 화천대유(1%) 순이다.
민간 사업자 중 지분이 가장 적은 화천대유가 우선 공급 택지를 모두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배분 방식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공급 뒤 누가 얼마나 가져갈지는 출자자들 간 자율적인 협약으로 정하면 된다. 민간 출자자뿐만 아니라 성남의뜰 최대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도 화천대유가 우선 공급 택지를 모두 가져가는 데 동의했다는 뜻이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시행업계에서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지만 공영개발 취지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 택지 싸게 매입 후 시세대로 분양

화천대유가 이달 16일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인 ‘판교SK뷰테라스’(B1블록)의 3.3m²당 분양가는 3613만 원에 이른다. 이 같은 분양가는 대장동에서 공급된 단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8년 이후 급등한 시세에 따라 분양가도 대폭 올린 것이다. 이처럼 고가 분양이 가능한 건 화천대유가 시행한 5개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당시 분양가상한제는 공공이 개발한 택지에만 적용됐다.
시행업계에서 추산한 화천대유의 분양수익은 최소 3000억 원이다. 2년 전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서 거둔 수익 2352억 원에 더해 이달 분양한 ‘판교SK뷰테라스’에서 적어도 650억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통상 분양매출에서 시행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10%를 조금 넘는데,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으로 땅을 싸게 매입한 만큼 분양매출의 15∼20%가 수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