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수서 자란 토종 민물새우, 천일염으로 염장해 ‘감칠맛’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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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토하젓

강진 토하젓은 1급수에서만 사는 토하를 잡아 오랫동안 숙성시켜 맛과 향이 탁월하다. 아래 사진은 민물 토하.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강진 토하젓은 1급수에서만 사는 토하를 잡아 오랫동안 숙성시켜 맛과 향이 탁월하다. 아래 사진은 민물 토하.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강진군은 좁고 긴 바다인 강진만이 있어 전체 지형이 인(人)자를 띠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생활했던 다산초당을 비롯해 문화유산이 풍부한 데다 먹을거리가 좋아 ‘남도답사 1번지’로 불린다. 강진만은 1978년 청정수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깨끗하다.

강진에서도 옴천면은 주민 수 600여 명에 불과한 청정 산골이다. 월출산 가장자리에 위치한 탐진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면 소재지에 농협마트 1곳, 식당이 1곳밖에 없을 정도로 오지다.

옴천면 깊은 산골인 동저골 논 6만6000m²에는 토종 민물새우인 토하가 자란다. 논에서 크는 풀을 먹고 사는 토하의 연간 생산량은 1000kg 정도. 김동신 청자골토하젓 대표(73)는 “맑은 물이 흐르는 논에서 서식하는 토하를 11월부터 3월까지 잡는다”며 “토하는 해마다 자연 번식하기 때문에 양식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0년대부터 토하를 키워 젓갈을 담고 있다. 김 대표가 만든 젓갈은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에 입점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천관산 자락인 강진군 칠량면 논 4만 m²에서도 토하가 자란다. 윤대식 강진토하젓 대표(60)는 “토하는 농약이 한 방울만 있어도 안 산다”며 “한 해 벼농사를 끝내고 농한기에 토하를 잡는데 벼농사보다 5배 이상 소득이 높다”고 말했다. 21년째 토하를 키우고 있는 윤 대표는 2∼3년에 한번 씩 논바닥 흙을 뒤집어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자연 상태에서 키운다고 설명했다.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토하를 가을부터 겨울까지 잡아 오랫동안 숙성시킨 토하젓은 맛과 향이 탁월하다. 손톱 크기에 연한 회색빛깔을 띠는 토하젓은 다이어트,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고 원기 회복에 좋다. 예부터 입맛을 돋우고 여름철에 고기와 먹으면 배탈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강진 토하젓이 명성을 얻은 것은 청정지역이라는 여건 외에 바다와 육지를 끼고 있어 절임문화가 발달한 것도 한몫했다. 송승언 강진군 친환경농업과장은 “강진 토하젓은 천일염으로 염장을 해 맛이 뛰어나다”며 “다시마와 쑥, 김치 등을 활용한 다양한 토하젓도 인기”라고 말했다. 구입 문의 초록믿음직거래센터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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