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분기 영업이익률 8.1%…글로벌 상위업체와 어깨 나란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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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올해 2분기(4~6월) 8.1%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18조3394억 원 매출을 냈고, 1조4871억 원을 남겼다. 높은 이익률을 발판삼아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실탄 마련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본보가 기아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스바루,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도요타(10.8%), 폭스바겐그룹(9.1%)보다 낮았지만, GM(5.7%)과 스바루(4.6%)를 앞질렀다. 현대차는 3%였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수익성이 낮은 수소전기차와 상용차사업 영향으로 보인다. 비교된 업체들은 승용차와 레저용차량(RV), 상용차 등을 골고루 생산하고, 자국 뿐 아니라 미국 시장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분석은 각 사가 공시한 실적 중 자동차 사업만을 다룬 것이다. 기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에는 1분기(1~3월) 4.8%가 최고 기록이었고, 2017년 연간으로는 1.2%에 그칠 만큼 2015년 이후 연간 영업이익률 5%를 넘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6.5%였던 걸 감안하면 올해는 5%보다 높은 연간 영업이익률도 예상된다. 2015년 이후 도요타는 5~10%, GM과 폭스바겐그룹은 2~7%를 오갔다.

완성차업체마다 차종 구성과 주력 판매 지역, 생산 공정 등에 차이가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완성차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업계는 국내에서의 고임금 구조, 저가 차종 위주의 제품군 구성 등으로 해외 경쟁사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투자와 일정 기간 동안의 손실이 불가피한 친환경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 사업에서의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 2030년대 중반 본격화할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 때까지 전기차, 수소전기차의 기술 및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처럼 세단보다 수익성이 높은 RV 판매 비중을 끌어 올리고, 미국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인기를 이어가는 등 RV 중심의 제품군 구성과 판매 정책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연간 판매 차량 중 지난해 56%였던 RV 비중을 2025년 6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1월 도입한 새 기업 이미지(CI·로고) 또한 전체 신차에 적용되면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차량용 반도체 확보 문제가 변수지만, 차량 인기 상승에 따라 영업망에 부여하는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을 지난해보다 40% 가량 낮춰도 될 정도로 판매 호조세와 이에 따른 이익률 개선은 견조할 전망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고객’으로서 기아의 미래 성장성에 신뢰를 표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6월 말 서울 강남권의 한 기아 판매점을 방문해 기아가 6월 출시한 대형 세단 ‘더 뉴 K9’을 구매했다. 기아가 전방예측 변속 기능을 세계 최초로 넣는 등 대형 세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자인, 편의성을 개선한 모델이다. 정 회장은 이전에도 현대차그룹의 전략 차종을 직접 사들인 적이 있지만, 기아의 취약 부분으로 꼽혔던 대형 세단을 선택하면서 기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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