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수출 24%↓… 11년만에 최대폭 감소, 무역수지도 9억5000만달러 적자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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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보다 수출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며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무역 적자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36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줄었다. 이는 2009년 5월(―29.4%) 이후 최대 낙폭이다. 조업 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국가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컸다. 코로나19의 타격으로 경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있는 미국으로의 수출은 하루 평균 2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유럽 역시 이동 제한 등으로 공장 생산과 수요가 위축되며 4월 하루 평균 수출액이 1년 새 4.9% 줄었다. 다만 대(對)중국 수출은 2월에는 하루 평균 수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4억 달러를 밑돌았지만 4월에는 전월 대비 3.7% 오르며 회복 기미를 보였다.

상품별로는 선박과 석유 제품,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등에서 타격이 컸다. 반면 손 소독제와 의료용 방진복, 라텍스 장갑(외과용) 등 코로나19 방역 관련 제품과 컴퓨터 등 언택트(비대면) 제품의 수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빵 라면 김치 즉석밥 등 간편식 수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수입은 1년 전보다 15.9% 줄어든 378억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수입보다 수출 감소폭이 커 무역수지는 9억5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로써 2012년 2월부터 이어져 온 무역수지 흑자 행진도 멈춰 섰다.

그러나 정부는 무역수지의 적자 전환이 한국 내수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 방역이 성과를 거두면서 제조업이 정상 가동돼 수입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도 이날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에서 “무역적자는 일부 긍정적 요인이 작용하며 나타난 역설적 결과”라며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글로벌 경기 위축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 전망기관들이 세계 경제와 교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이번 달도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수출 감소#무역수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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