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獨-英 금리연계 파생상품 실태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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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법인, 1조원가량 투자… 채권금리 하락에 원금손실 우려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독일과 영국 등 해외 금리에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개인과 법인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이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올해 판매한 금리 연계 DLS 규모가 약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판매 현황과 손실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이나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 등 해외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다. 상품만기 시점에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투자자들은 원금과 함께 연 3∼5%의 수익을 챙길 수 있지만 일정 수치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개인이나 법인 고객에 사모로 판매되며 인기를 끌어 왔지만 최근의 채권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이 화근이 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 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7일 사상 최저인 ―0.578%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A상품의 경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9월 만기 시 ―0.2% 이상이면 연 4.2% 수익을 얻지만 금리가 ―0.2%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이 시작돼 ―0.7%에 도달하면 원금 전액이 날아가게 된다. 현재로서는 금리가 크게 반등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판매 당시만 해도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해 이 같은 금리 하락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3월 이미 ‘마이너스’에 들어선 데다 변동성이 컸던 만큼 불완전 판매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벌이겠다며 현재 피해자를 모집 중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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