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물-스드메, 앱으로 준비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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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SNS로 ‘실속 웨딩’


11월 예식을 앞두고 결혼 준비가 한창인 직장인 조모 씨(34)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들여다보고 있다. 혼수, 예물 등 직접 보고 준비해야 할 것이 수두룩하지만 바쁜 업무 탓에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조 씨는 온라인을 통해 결혼을 준비하기로 했다. 증강현실(AR) 인테리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어반베이스’를 통해 신혼집과 같은 면적의 아파트에 가구를 미리 배치해 본 조 씨는 가구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입했다. 조 씨는 “일하면서 결혼 준비를 병행하는 데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결혼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20,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활용해 스스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 전문회사 웨딩 플래너의 몫이었던 일을 직접 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주거비용 증가 등으로 부담이 커진 예비부부들이 지출을 최소화하는 한편 스스로 예식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성취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웨딩 컨설팅 업체가 발표한 ‘2017년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내에 결혼한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2억6332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결혼 준비 사이트인 ‘웨딩북’에선 가장 품이 많이 드는 예식장은 물론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청첩장까지 결혼 준비 전반에 대한 가격 비교를 해볼 수 있다. 앞서 서비스를 이용한 신혼부부들의 후기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비교 선택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결혼 전문 준비업체와 달리 스스로 웨딩플래너 역할을 하는 식이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반지 등 결혼 예물도 앱을 통해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 귀금속 구매 사이트인 ‘비주얼’에선 가격대와 선호 지역에 맞춰 예물 견적을 요청할 수 있다.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선택한 예물은 해당 매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결혼을 앞두고 이 서비스를 이용한 한 예비신부는 “온라인을 통해 미리 비교한 후 구매한 덕에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혼집 인테리어도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할 수 있다. 집 인테리어 관련 사이트인 ‘오늘의 집’에는 결혼을 앞두거나 최근 결혼식을 올린 부부 수십 명의 신혼집 사진이 게시돼 있다. 최근 결혼하고 서울의 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렸다는 한 부부는 도배부터 가구 배치까지 인테리어를 통해 집이 변하는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적어 놨다. 비용은 물론 사진 속 제품을 클릭하면 가격과 판매처까지 알 수 있다. 다른 집의 인테리어를 단순히 공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결혼 준비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관련 앱이나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마련한 ‘작은 결혼 정보센터’에서도 셀프 웨딩촬영, 청첩장 만들기 등 실속 있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sns#웨딩#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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