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저항성 식물 ‘토양 미생물’ 이용”…국내 연구진 첫 규명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9일 0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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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저항성 식물이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해 토양 내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세대 김지현 교수·동아대 이선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TRM1 균주가 토마토 저항성에 관여하는 미생물임을 규명해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가 지원하는 유전체 관련 연구·개발(R&D) 과제에 선정돼 지난 2011년부터 8년 간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그간 병저항성 토마토 품종 ‘하와이 7996’과 병에 잘 걸리는 감수성 품종 ‘머니메이커’를 실험 포장에 재배하면서 뿌리 근처에 서식하는 미생물 종류와 빈도를 조사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전체 DNA 서열을 분석했다.

하와이 7996의 뿌리 근처에는 특정 미생물이 더 많이 서식했으며 이 미생물의 유전체를 분리해 ‘TRM1’로 명명한 후 토양 속의 TRM1이 토마토 풋마름병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풋마름병은 토양에 장기간 생존하는 세균이 뿌리 또는 줄기에 생긴 상처로 침입해 물이 지나는 통로를 막아 식물체를 시들어 죽게하는 병이다.

지금까지 식물병리학에서는 병원균이 침입하면 식물 자체의 저항성 유전자에서 각종 저항 물질들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연구로 병원균에 맞서기 위해 토양 내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확인된 셈이다.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됐으며, TRM1 균주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도 끝마쳤다.

지성훈 농식품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이번에 발견한 TRM1 균주를 ‘식물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해 식물 근권에 직접 처리함으로써 풋마름병의 발생 억제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업화한다면 미생물 농약과 비료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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