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귀신도 모른다는 환율… 달러, 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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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분산 효과 큰 달러 투자


이주리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이주리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Q. 직장인 김모 씨(40)는 몇 달 전 원-달러 환율이 1070원 수준일 때 달러를 살까 고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해 타이밍을 놓쳤다. 이후 미국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환율은 어느새 1100원대로 올라섰다. 당분간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이라도 환(換)테크 차원에서 달러를 사야 할까.

A. 금융권에서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란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환율 변동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상대 가치다. 달러 가치를 봐야 하고 원화 가치도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달러가 글로벌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고 하자. 문제는 원화가 그런 달러보다 강세를 보인다면 달러가 전반적인 강세임에도 불구하고 원화 대비로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다. 즉,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같은 이슈는 달러 보유의 매력을 높여준다. 금리는 쉽게 말해 돈을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다. 미국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달러 보유의 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이다.

이 두 가지 정치 이벤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반도 긴장 완화’다.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국은 군사적으로 불안한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이는 한국의 자산가격을 글로벌 평균 대비 저렴하게 만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어 냈다.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런데 6월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이 자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을 3, 4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한국은 내수경기 부진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둔화로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최근 환율이 113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환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달러 자산 보유는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활용하면 좋다. 달러는 ‘불황을 대비하는 자산’이란 독특한 특성이 있다.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무너지는 시기에 환율이 치솟은 적이 많다. 최근 신흥시장이 불안하다는 소식에 환율이 오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달러는 글로벌 금융 거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대출 등 금융 거래가 달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통상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등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자 대부분이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어딘가에 투자한다.

달러 대출을 받았다면 당연히 대출 만기가 됐을 때 달러로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출현했다면 달러 대출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추가 만기 연장보다는 채무자들에게 상환을 요구할 것이다. 채무자들은 상환에 응하기 위해 너도나도 달러를 구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달러 수요가 늘면서 달러 가치는 빠른 상승세를 보이게 된다. 이것이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이유다.

보통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투자 자산과 예금 자산 정도로 구성한다. 투자 자산은 위기 국면에서 큰 폭의 손실을 낼 수 있다. 예금 자산은 손실은 없겠지만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달러 자산을 보유하면 위기 국면에서 투자 자산의 손실이 발생할 때 달러 가치 상승을 통해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주리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
#환율#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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