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500억 달러 첫 돌파… 반도체 호황에 유가상승 덕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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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누적 수출액도 역대 최대… 선박-가전 등은 두 자릿수 후퇴
반도체 비중 22.5%로 쏠림 심해져, “성장동력 키우고 혁신 속도내야”

올해 8월 수출이 사상 처음 5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올 1∼8월 누적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수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의 수출 호조세가 외부 요인에 따른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기술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은 51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7% 증가했다. 역대 8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월 누적 수출액도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처럼 수출이 급증한 것은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계속하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유 항공유 나프타 등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의 수출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국제유가 및 주력 제품의 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수출은 늘었지만 품목별 편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선박 수출은 70% 넘게 줄었다. 반도체는 1년 전보다 31.5% 늘어난 115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석유화학은 1년 전보다 17.0% 늘어난 43억5000만 달러, 일반기계는 16.3% 늘어난 42억8000만 달러였다.

반면 선박(―71.8%), 가전(―25.2%), LCD(―19.8%),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15.5%) 등 전통 제조업 수출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산업부는 “경쟁이 심화되고 해외생산이 확대됐으며, 지난해 선박 수출이 늘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큰 것처럼 보이는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전은 해외생산이 늘고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출이 감소했다.

반도체 쏠림 현상도 여전히 심했다. 반도체 비중은 22.5%로 단일 품목으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였다. 두 번째인 석유화학은 8.5%를 차지해 반도체와 14%포인트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베트남, 중남미 등 7개 지역의 수출이 늘었다. 중국은 제조업 경기 호조로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수출이 늘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가전제품 수출이 감소한 대신 석유제품과 자동차가 증가하며 4개월 연속 늘었다.

산업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좋은 상황이라 하반기 수출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8월 수출 500억 달러#반도체 호황#유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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