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회장’ 젊은 리더십… LG 미래 성장동력 발굴 지휘봉 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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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경영 구광모시대 개막


㈜LG 이사회가 구광모 상무를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LG그룹의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전 계열사를 책임지고 이끌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평이 나온다.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12년 만에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 사이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 ㈜LG 시너지팀을 거치며 경험을 쌓아 왔다. 올해 들어선 LG전자 성장사업의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 사업부장을 맡아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입사 후 20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회장직에 올랐던 구자경 LG 명예회장이나 구본무 전 회장에 비하면 빠른 승진이다.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나이도 구인회 창업주를 제외하면 가장 어리다. 구인회 창업주는 구 회장과 같은 나이인 40세에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창업하고 회장에 올랐다. 2대인 구 명예회장은 1970년 45세의 나이에, 3대인 구 전 회장은 1995년 50세의 나이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구 전 회장의 별세로 그룹 지주회사를 이끌게 된 구 신임 회장이 앞으로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6명의 부회장에게 보고를 받아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부회장 이상 직급이 적합하다는 내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LG 관계자는 “지주사 총수로서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일을 하게 되기 때문에 책임경영 체제에 맞게 회장 직책을 부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이사회에서 판단했다. 회장 직책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30일부터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의 ㈜LG 30층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한다. 구 전 회장 역시 30층에서 근무했다. 연말 정기인사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지주사 경영 전반에 나서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입학 후 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 두 곳에 몸담은 경험이 있어 로봇, 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현안에 대한 해결책은 구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연말까지는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인의 전문경영인으로부터 계열사 현안을 보고받으며 경영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연말 인사에서 구 회장과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있거나 스타일이 맞는 사람들로 임원진이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회장은 사업 방향이 결정되면 지체 없이 빠르게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신임 회장의 ㈜LG 지분 인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현재 ㈜LG에서 구본무 전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세 번째로 지분(6.24%)이 많다. 구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야 한다. 만약 구 전 회장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고 했을 때 상속세 등이 1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나 인수 방법 등도 남은 숙제다.

LG그룹에 따르면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연말 정기인사에서 ㈜LG 부회장직을 비롯해 LG전자, LG화학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난다. 연말까지는 계열분리나 독립경영 등 퇴진 후의 방향에 대해 가닥을 잡아갈 예정이다.

김재희 jetti@donga.com·김지현 기자
#구광모#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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