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혁신 기업의 길… 카테고리를 선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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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모두 자동차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기업 가치 측면에서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2015년 기준으로 우버의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약 54조 원)로 추산됐지만, 리프트는 고작 20억 달러에 불과했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우버는 승객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보다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개척’했다. 즉, 새로운 산업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개발함으로써 해당 분야를 오랫동안 지배할 수 있는 ‘카테고리 킹’이 됐다. 반면 리프트는 우버가 이미 만들어 놓은 판에 후발주자로 진입했다. 그 결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그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우버처럼 한 카테고리를 독점하는 상황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신간 ‘카테고리 킹’의 저자인 앨 라마단 외 3인이 200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설립된 수천 개의 상장·비상장 IT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카테고리 킹에 속하는 기업은 불과 35개였으며 이들이 해당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기업이 카테고리 킹으로 등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 바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명명’하고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이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지도 끌어내야 한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한 나머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무선 헤드셋, 블루투스 스피커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생존하지 못한 조본(Jawbone)이 대표적인 예다.

카테고리 킹은 스타트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유리 섬유 제조업체인 코닝(Corning)은 고리타분한 유리제품을 혁신해 ‘고릴라 글라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강화유리)를 개척했다. 현재 고릴라 글라스는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지배할 수 있다면 몸이 무거운 대기업도, 평범한 창업가도 얼마든지 왕좌에 오를 수 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혁신 기업#카테고리#우버#리프트#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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