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글로벌경영]우리기업 성장엔진 쉼표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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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한미FTA 재협상 등 어려운 경영환경 첨단기술로 극복
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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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첨단 기술 이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끊임없이 미래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전장사업이 부상하는 등 정보기술(IT) 업계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했다. 부품사업은 신규 수요가 확대되고, 세트사업은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군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특히 올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했다.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3월 하만 인수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5월 홍콩에서 열린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하만은 삼성과 함께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업계 리더가 되겠다는 ‘커넥티트카 2025 비전’을 발표했다.

LS그룹도 4차 산업혁명 등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올해 6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경제인단에 참여해 전력인프라, 스마트에너지, 전기자동차 부품 등 LS가 기술력을 가진 분야 현지 투자 계획을 구상하기도 했다. LS 관계자는 “LS는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관련 인재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전통산업으로 분류됐던 물류산업에 새로운 기술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글로벌 연구개발(R&D)에 매진 중이다. 최근 CJ대한통운은 자회사인 중국 상하이(上海) CJ로킨 본사에서 해외 R&D센터인 ‘TES 이노베이션 센터 차이나’ 개관식을 열었다. TES는 기술(Technology) 엔지니어링(Engineering) 시스템(System & solution)을 합친 말이다. 이곳은 CJ대한통운이 개발한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중국 내 고객 기업들에 최적화된 첨단 물류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내 TES 이노베이션에 이은 두 번째 센터이자 국내 물류기업 중 최초의 해외 R&D센터다. 물류 신기술과 설비, 피킹로봇, 포장로봇, 피킹 자동창고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CJ대한통운이 R&D에 투자하는 것은 “물류에 첨단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산업으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평소 신념에 따른 행보다. 이를 통해 아시아 1위, 글로벌 5위권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신시장 개척자


국내 주요 기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역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 개척은 기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들어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약 5조3000억 원 규모의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올해 처음으로 북미 지역에서 픽업트럭용 샤시모듈을 수주했다. 픽업트럭 시장은 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픽업 차량 차체 하부 뼈대를 구성하는 섀시모듈 품질이 좋아야 무거운 짐을 거뜬히 옮길 수 있다. 북미 픽업트럭 시장 진출 여부는 부품회사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부터 미국 완성차 메이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종에 섀시모듈을 공급하며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잇달아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도네시아 전력청으로부터 4700억 원 규모의 무아라 타와르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12월 10년 만에 1800억 원 규모의 그라티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을 수주하며 인도네시아 발전 시장에 재진출한 이후 3개월 만의 새로운 수주였다. 이 사업은 기존 가스화력발전소에 배열회수보일러(HRSG), 스팀터빈 등을 공급해 발전용량과 효율을 동시에 높인 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하는 공사다. 국제입찰로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두산중공업이 일본과 터키 등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연이어 수주해 발전 분야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SK의 글로벌 성장 전략이다. ‘우리만의 자원과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의 강자들과 함께 서로 간의 강점을 공유해 공동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적인 협력’을 의미한다.

실제로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시노펙과 중국 우한(武漢) 현지에서 연간 약 250만 t의 유화 제품을 생산하는 한중 역사상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또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에너지와도 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울산 아로마틱스를 운영하고 있다.

GS에너지는 미래성장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원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참여에 성공하며 한국 유전개발 사상 단일사업 기준 최대 규모 원유를 확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안정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GS는 유통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찾고 있다. GS리테일은 인도네시아에 슈퍼마켓 오픈을 준비 중이다. 소형점포 진입장벽이 완화된 베트남에서도 편의점 사업 진출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GS홈쇼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돕고 있다. 중소기업 ‘플루 바디스크럽’ 제품을 베트남 ‘VGS SHOP’을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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