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한카드 ‘빅데이터 컨설팅’ 새 수익모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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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 사장 ‘양손잡이 경영’ 눈길

국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주축 사업인 카드 상품을 전면 재구성한다.

신한카드는 9월 안에 현재의 신용·체크카드 상품을 재검토한 뒤 새로운 주력 브랜드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브랜드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기존 카드들은 이에 따라 명칭이 바뀌는 등 옷을 갈아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새로운 수요에 따라 카드 가짓수를 줄여 할인 혜택 등 상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가 이같이 기존 카드 사업에 대대적으로 칼을 대는 것에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57)의 의중이 담겨 있다. 임 사장은 3월 취임 직후 “정체되면 도태된다”며 강한 혁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4월에 전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존 사업부터 수술대에 올렸다.

임 사장은 “카드 상품 종류만 400개가 넘더라.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품에는 혜택을 더 주고, 아닌 것은 쳐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카드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임 사장의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을 두고 기존 사업은 혁신하고 신(新)사업은 확대하는 ‘양손잡이 경영’이라 부르고 있다. 카드 상품 구조조정과 더불어 신한카드가 공들이는 분야는 빅데이터 사업이다. 2014년 카드사 최초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며 흐름을 선도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신한카드의 판단이다. 신한카드는 기존에 사업 보조수단, 마케팅용으로 주로 활용했던 빅데이터를 회사의 수익 모델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부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국내 한 대형 건설사로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의뢰받았다. 현재 짓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상가를 어떻게 배치할지 포트폴리오 구성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신한카드는 3개월간 인기 주상복합 상가와 인근 거주자 소비 패턴 등을 분석했다. 또 해당 건설사가 짓고 있는 아파트의 인근 상권과 소비 형태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이 건설사는 신한카드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가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전략이 입소문이 나면서 벌써부터 다양한 회사로부터 빅데이터 분석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옥외광고 간판을 새로 설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유명 유통업체는 신한카드의 고객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매장 내 물품 진열 구성을 재조정 중이다. 위치기반 기술을 토대로 고객 위치에 따라 제휴사들의 혜택 정보를 알려주는 ‘지오펜싱 서비스’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가 9일 단행한 조직 개편에도 디지털과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신한카드는 신성장BU(Business Unit) 부서를 신설하고 그 밑에 리스·렌털팀과 할부영업팀을 뒀다. 빅데이터(BD) 조직은 키워 BD분석팀, BD마케팅팀, 신한트렌드연구소 등을 해당 조직 안에 두게 했다. 디지털과 해외 사업은 분리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빅데이터 컨설팅#신한카드#수익모델#임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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