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GM 넘은 테슬라 “BMW도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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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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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업계 ‘몸값’ 대격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14세’ 테슬라의 돌풍으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시가총액 순위가 지각변동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간)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장중 1.9%까지 오르면서 BMW의 시가총액을 한때 추월했다. 최근 시가총액에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넘은 데 이어 이제는 BMW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3.4% 하락 마감해 시가총액 608억 달러(약 68조 원)로, BMW(613억 달러) 밑으로 다시 내려갔다. 6개월 전 테슬라는 BMW보다 시총에서 약 300억 달러(약 34조 원) 적었지만 5억 달러 차이로 근접했다. 테슬라는 최근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줄줄이 추월하고 있다.

○ 테슬라, 적자에도 주가는 상승 중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9일(현지 시간) 장중 한때 고급자동차의 대명사인 독일 BMW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46)는 5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테슬라 주식이 애플을 뛰어넘을 명확한 경로에 들어섰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동아일보DB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9일(현지 시간) 장중 한때 고급자동차의 대명사인 독일 BMW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46)는 5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테슬라 주식이 애플을 뛰어넘을 명확한 경로에 들어섰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동아일보DB
주가는 고공비행 중이지만 테슬라의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1∼3월) 매출은 27억 달러(약 3조574억 원)로 창사 이래 최고치였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3억3000만 달러(약 3736억 원)에 달했다. 테슬라가 2003년 창사 이후 흑자를 본 적은 2개 분기뿐이다. 테슬라에 추월을 당했던 GM은 지난해 10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했으며 올해 9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과 동떨어진 테슬라의 주가 흐름을 놓고 전문가들은 미래 가치 측면에서 고평가되면서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67% 급등했다. 9일 테슬라의 주가는 주당 357.32달러로 전문가들이 전망한 평균치보다 약 93달러 높다. 시총 기준으로 테슬라는 이제 폴크스바겐, 다임러, 도요타까지 사정권에 넣었다. 다음 달 공개된 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첫 대중적 양산 모델인 ‘모델3’의 성공 여부도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서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시총 지각변동에는 중국과 인도 자동차 브랜드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의 시총은 532억 달러로 테슬라 다음인 6위다. 지난해 말 이후 주가가 32% 상승하면서 시총 기준으로 3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인도 1위 자동차 업체인 마루키스즈키도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올 들어 주가가 40% 뛰었다. 지난해 말 14위에서 11위로 시총 순위가 뛰었다.

현대자동차의 시총은 313억 달러로 13위다. 현대차의 주가는 중국·미국 시장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주가가 9.6% 상승했지만, 시총 순위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13위를 유지했다.

○ 중국 시장에서는 ‘韓低日高’

한편 중국 자동차 시장도 변동을 겪고 있다. 2012년 중일 갈등 국면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반사이익을 누리던 상황이 반대로 재현되는 분위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가 크게 위축된 사이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3∼5월 중국 시장에서 17만5576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만7420대와 비교할 때 60.8% 급감한 수치다. 반면 닛산, 도요타, 혼다자동차 등 일본 완성차 업체 3사는 3∼5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94만346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실적(82만411대)보다 약 15% 증가했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 보면 현대·기아차의 판매 감소분의 절반가량을 이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흡수했다.

현대·기아차가 사드 보복 조치의 수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이 중국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1∼4월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92%에서 4.23%로 떨어졌다. 반대로 일본 업체들은 14.34%에서 16.86%로 올라섰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국 시장에서 SUV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라인업이 이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욱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지 jmj@donga.com·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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