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병살타 급증과 양상문 감독의 고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8일 05시 30분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가 올 시즌 병살타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16일까지 38경기를 치른 가운데 무려 42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경기당 1.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역대 한 시즌 최다기록은 2013년 한화가 128경기에서 만든 140개다. 이는 1경기 1개 이상의 병살타를 작성한 마지막 기록이기도 하다.

LG는 특히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부터 9회까지 4연속이닝 병살타를 기록해 눈길을 모았다. ‘1경기에 병살타 3개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는데 LG는 1경기에 4개의 병살타를 쳤으니 승리와 인연을 맺기는 힘들었을 터이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한화가 1994년 5월22일 청주 OB전(6~9회)부터 5월25일 잠실 LG전(1~3회)까지 2경기에 걸쳐 작성한 7연속이닝 병살타. LG는 17일 광주 KIA전 1회에 병살타 없이 넘어가면서 4연속이닝 병살타에서 기록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LG는 왜 이렇게 병살타가 많을까. 2015년(98개)과 2016년(92개)에는 오히려 병살타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다. 특히 올 시즌 도루 32개로 가장 많다. 도루실패도 19차례로 최다다. 도루성공률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였다는 뜻이다. 기록적으로는 장타력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팀홈런(22)이 9위이며, 팀장타율(0.384)은 8위다. 결국은 장타를 통해 병살타를 줄여야하지만 이 부분에서 LG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볼 수도 있다.

1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9회초 1사 1루에서 7번 채은성의 2루땅볼 떼 KIA 유격수 김선빈이 1루주자 오지환을 2루에서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 더블플레이를 완성시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9회초 1사 1루에서 7번 채은성의 2루땅볼 떼 KIA 유격수 김선빈이 1루주자 오지환을 2루에서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 더블플레이를 완성시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양상문 감독은 “어제(16일 KIA전) 병살타는 초구나 2구째에 타자가 치면서 병살타가 나오기도 했다. 작전을 걸 수 있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면서 “투수는 병살이 가능한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하는 공을 던진다. 아직 우리 타자들이 경험이 적고 그런 상황에서 부담감이 큰 것 같다. 그렇다고 병살 때문에 무작정 작전만 걸 수도 없다. 우리 팀 타자들의 타구 속도가 느려서 많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타구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훈련을 많이 하고 빠른 타구를 만들기 위해 제 스윙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지난 2년간에 비해 병살타가 많아진 데 대해 양 감독은 “내 기억으로는 작년에도 병살타가 많았다. 숫자는 적었지만 결정적일 때 많이 나온 느낌 때문일 것이다. 병살타는 개수보다는 상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튼 병살타의 급격한 증가는 올 시즌 LG의 고민거리이자 풀어야할 숙제처럼 보인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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