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끄떡없는 한국 철강, 비결은 대체 불가 기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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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1분기 영업익 작년보다 각각 107-30% 늘어나
자동차 강판-내진용 H형강 등 고부가-고마진 제품으로 파고 넘어

월드 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과 하이 밸류(High Value) 제품. 국내 주요 철강사가 최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단어들이다. 기업 간 거래(B2B)로 제품을 파는 철강사가 구호처럼 내세운 이 단어들은 중국에서 불어 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을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을 크게 개선한 철강사들의 비결을 잘 보여준다.

올 1분기(1∼3월)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등은 사드 관련 보복으로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기간에 포스코는 1조3650억 원, 현대제철은 34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기 106.9%, 29.9% 늘어난 실적이다.

중국은 우리 철강사가 연간 400만 t가량을 수출하는 가장 큰 해외 시장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사드 문제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수출 철강 제품이 대부분 중간재 성격이고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제품 비중이 높아 중국산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힘든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진율이 높은 제품 판매에 힘을 쏟았던 것이 사드 리스크를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강도를 크게 높인 자동차용 강판 ‘기가스틸’로 제품 홍보에 나선 포스코의 광고 화면. 포스코 제공
강도를 크게 높인 자동차용 강판 ‘기가스틸’로 제품 홍보에 나선 포스코의 광고 화면. 포스코 제공
철강사들이 내세우고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은 최근 이례적인 일반 소비자 광고에 나서면서 간판으로 내건 제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8일부터 ‘기가스틸로 철의 새 시대를 열어갑니다’란 내용의 광고를 하고 있다.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강도가 높은 자동차 강판 ‘기가스틸’ 제품 광고다. 포스코가 2000년 이후 기업 이미지 광고 이외에 제품 광고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월드 프리미엄(WP) 제품에 이어 올해는 이보다 더 수익률이 높은 월드 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이 기가스틸 같은 자동차 강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맞춰 내진용 H형강 제품을 광고하고 있다.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용 강재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상태지만 곧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 밸류(High Value) 제품’으로 내진용 강재와 더불어 고강도 철근, 산업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강관용 소재, 열처리로 강도를 크게 높인 핫스탬핑강 등을 꼽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들 제품 판매량을 2015년 767만 t에서 지난해 825만 t, 올해 866만 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건설용 외장재에는 ‘럭스틸’, 가전용 강판에는 ‘앱스틸’이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붙이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모두 비교적 이윤이 많은 것으로 꼽히는 제품이다. 특정 제품군만 마진이 큰 것은 아니고 다양한 제품군마다 프리미엄 상품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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