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건강 간편식으로 한층 다 채운 올리브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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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그스토어-편의점-마트 특화 전략

점포 수 성장 한계에 부딪힌 유통업계가 상권 특화 매장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노래방과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씨유(CU) 홍대
 수노래방점은 음료와 스낵을 전진 배치했고(왼쪽 사진), 올리브영 에버랜드점은 캐릭터 제품들로 특화된 존을 만들었다. 각 사 제공
점포 수 성장 한계에 부딪힌 유통업계가 상권 특화 매장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노래방과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씨유(CU) 홍대 수노래방점은 음료와 스낵을 전진 배치했고(왼쪽 사진), 올리브영 에버랜드점은 캐릭터 제품들로 특화된 존을 만들었다. 각 사 제공

‘겉은 같지만 속은 다른 매장.’

최근 유통업계가 꺼내든 차별화 카드는 상권 특화 점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점포 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유통산업 규제가 지속되면서 신규 점포를 내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 대신 상권별 주요 고객층의 성별과 연령, 구매 품목 등을 분석해 ‘맞춤형’ 매장을 여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 여대생은 과자, 중국인은 밥솥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렌드에 민감한 대학가는 편의점, 드러그스토어 등에 대한 대표적인 실험 장소다. 드러그스토어 1위 올리브영은 지난해 10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인근 수유중앙점에서 첫 특화 매장을 열었다. 성신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가 주변에 있어 여성 자취생들이 밀집한 상권이다.

올리브영은 보통 잡화와 화장품 등을 배치하는 1층 매장 전체를 다이어트 식품과 과자, 건강식품으로 꾸몄다. 끼니 대신 물에 타서 먹는 ‘랩노쉬’와 닭가슴살 제품, 유기농 착즙주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품목별 매출이 5개월 만에 최대 10배까지 늘었다. 수유중앙점의 성공에 힘입어 올리브영은 숙대점과 교대 인근인 서초대로점을 특화 매장으로 잇달아 열었다.

편의점 씨유(CU)는 서울 덕성여대 학생회관점과 대전 대덕대 카페테리아점 등 캠퍼스 내 점포에 푸드코트, 파우더룸 등을 배치했다. 즉석피자와 베이커리, 도시락 등 간편식 제품군도 확대했다. 대덕대점은 스낵류가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한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이나 용산, 구로 등의 상권에도 특화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변에 중국인이 많이 사는 이마트 구로점은 가전매장 진열대 칸 90%에 전기밥솥이 늘어서 있다. 다른 매장들은 평균 20∼30종을 진열하지만 구로점은 50종이 넘는다. 한국에서 전기밥솥과 믹서 등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는 수요가 많아 주방가전 매출이 전국 이마트 지점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CU 이태원프리덤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짐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찮다는 점에 착안해 물품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4년 서비스 도입 전후로 점포 방문객 수가 20% 이상 늘었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국내엔 생소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잘 알려진 ‘바른자세벨트’나 ‘샴푸팩’ 등을 전진 배치하고 있다.

○ 상권 특화로 내실화 나서

여가와 유흥 상권이 발달한 곳들도 특화 매장 실험이 활발하다.

지난해 6월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거리 ‘수노래방’ 1층에 입점한 CU는 생활용품 및 식재료 매대를 대폭 축소하고 음료와 과자류를 앞세웠다. 점포 내에 미러볼 조명을 설치해 특유의 분위기도 연출했다. 지난해 일반 점포 대비 음료는 35%, 과자류는 25%까지 매출 비중이 높았다. 올리브영 에버랜드점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 존’을 따로 만들어 슈렉 마스크팩과 뽀로로 치약 등 캐릭터 제품들을 위주로 구성했다.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이마트 여의도점은 같은 규모의 다른 점포들에 비해 와인 코너가 3배 이상 크고 종류도 많다. 주요 고객층의 와인 선물 수요도 많고 주변 레스토랑에 사들고 가서 마시는 경우도 많아서다. 여의도점은 지난해 점포별 매출 120위를 기록했지만 와인 매출로는 전국 9위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권 특성에 따라 특화된 매장을 구성하거나 특정 상품 종류를 늘리는 등의 형태로 점포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리브영#유통#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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