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61만 관람성황… 운영 미숙은 ‘옥의 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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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폐막 서울모터쇼 성과와 과제


지난달 31일 시작해 이달 9일 막을 내린 2017 서울모터쇼는 누적 관람객 61만여 명을 동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산 완성차 업체 9곳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도요타, 렉서스 등 수입차 업체 18곳은 저마다 개성을 살린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도 참가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였다.

1995년부터 2년마다 열린 서울모터쇼는 올해로 제11회째다. 2006년 부산국제모터쇼가 새로 생긴 이래 끝자리 홀수연도에는 서울모터쇼가, 짝수연도에는 부산모터쇼가 열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서울모터쇼의 존재감이나 성공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있지만 중론은 “계속 발전시켜 한국만의 행사가 아니라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야 한다”는 분위기다.

올해 참가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이런 모터쇼가 아니고서는 한자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차들을 보고 체험할 기회가 드물다. 시민들이 최신 자동차 트렌드와 신기술을 접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에 현대차는 아이오닉으로 자율주행기술, 사물인터넷(IoT)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GM은 쉐보레 볼트EV 전기차로 시선을 끌었으며 르노삼성은 소형 전기차 트위지로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반면 고질적인 운영상의 문제점과 개선돼야 할 부분도 지적됐다. 우선 미숙한 행사 운영. A수입차 업체는 “프레스데이(지난달 30일)에 회사마다 20분씩 브리핑 시간이 주어졌는데 앞 업체가 시간을 조금 넘기면 뒤 업체들은 도미노처럼 밀리는 등 고충이 있었다”고 말했다. 브리핑 순서를 배치할 때도 부스가 멀리 떨어진 업체들을 앞뒤 순서로 배치하는 바람에 동선이 혼란스러웠다.

개막(지난달 31일) 이후에는 교통이 문제였다. 킨텍스 제1, 2전시장 주차장이 소화할 수 있는 차량은 4495대다. 주최 측은 공공기관과 초등학교 주차장 등을 동원해 주중 1만4000대, 주말 2만1150대까지 주차 규모를 늘렸지만 하루 방문차량이 최대 4만 대여서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B수입차 업체는 “업체가 부스를 차리는 데 적게는 10억 원 남짓, 많게는 50억 원 이상을 들이는데 그만한 홍보 효과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다음 참가 여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볼보, 포드, 롤스로이스, 테슬라,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람보르기니 등은 불참했다. 아우디, 폴크스바겐은 인증서류 조작 논란 때문임을 감안해도, 나머지 업체들의 불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참한 C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굳이 돈을 들여 서울모터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지출 대비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끌 신차가 적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번에 ‘세계 최초’(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쌍용차 G4 렉스턴뿐이다. 국산 완성차 업체인 기아차조차 스팅어를 서울모터쇼가 아니라 해외에서 먼저 공개했다.

김용근 서울모터쇼조직위원장은 “파리모터쇼 등 글로벌 모터쇼와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 등에서 불리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지만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모터쇼#운영#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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