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투톱’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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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본인가… 6월 오픈 계획


자녀 둘을 둔 50대 김선영(가명·여) 씨가 딸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스마트폰에서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앱 안에 있는 카카오톡 주소록에서 딸을 선택하고 30만 원이라고 썼다. ‘카톡.’ 1분도 안 돼 딸에게 답장이 왔다. “엄마 고마워∼.” 이번에는 미국에 유학을 보낸 아들에게 100만 원을 보냈다. 수수료는 시중은행 창구의 10분의 1 수준인 1000원 정도가 들었다.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6월 문을 열고 내놓을 서비스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략적인 사업계획을 밝혔다.

○ “가입 절차 7분이면 OK”

카카오뱅크 측은 편리함과 속도를 강조했다. 빠르고 편리하면서도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비대면 실명인증 등의 가입 절차를 7분 정도면 끝날 수 있도록 간소화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 영역은 소액(200만 원 한도 비상금 대출)부터 중금리 신용대출, 소상공인 소액대출까지 넓힌다. 현재 신용등급 7등급의 택시기사가 소액 대출을 받으려면 연 19%대의 금리를 줘야 한다. 이를 한 자릿수 금리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예금·대출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방카쉬랑스, 펀드 판매 등의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주주 회사들과 시너지를 내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것이다. 4000만 명이 가입돼 있는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YES24의 콘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다. 윤 공동대표는 “인력의 39%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국내 최고의 모바일 앱 기획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 흥행 질주 ‘케이뱅크’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연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업 개시 후 3일 동안(5일 오후 3시 현재) 회원 수가 8만8000명을 넘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등을 내세우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대출금리(최저 연 2.73%)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은 반면 예금금리(최고 연 2.00%)는 0.3∼0.7%포인트 높다.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7∼12월)에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은 “2주 이상 걸리는 대출 과정을 신청 하루 뒤면 받을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사업과 기업금융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심성훈 행장은 “사업을 확대해 올해 안에 실거래가 기준으로 회원 40만 명을 확보하고 2020년에 흑자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입자와 금융 거래가 크게 늘면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도 과제가 됐다.

○ 전쟁 태세 ‘시중은행’, 긴장하는 ‘카드업계’


시중은행들도 각각 중구난방으로 10여 개씩 내놓았던 앱을 하나로 통합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는 등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새로운 기능을 개발할 때마다 보안과 용량 문제 때문에 앱을 새로 선보였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내놓은 앱만 70개가 넘는다. 은행들은 이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거나 플랫폼을 연동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아직 선보이지 않은 주담대 등 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비대면 대출 상품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로 전·월세 자금을 빌려주는 ‘써니(Sunny) 전월세대출’을 5일 내놓았다. 카드업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신용카드를 준비하고 있고, 카카오뱅크의 주주인 카카오는 간편 결제 시장에 이미 진출했기 때문이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빅데이터 활용 등으로 발생하는 2, 3차 혜택들이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mo@donga.com·강유현 기자
#카카오뱅크#인터넷은행#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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