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모터 회생제동력 높여 연비↑… 친환경차 핵심부품 내년 양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Tech & Trend]현대모비스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
세계 2번째 개발… 시장 선도 기대
15년 30만km 주행서 견딜수 있게 영하 40도~영상 120도 극한의 실험
獨 제품보다 빠르고 섬세한 제동… 자율주행차 대중화에도 큰 기여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모비스기술연구소 실험실에서 여훈 제동선행설계팀 책임연구원이 모비스의 ‘전동식 통합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각 바퀴에 작용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 이 시스템은 친환경차에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모비스기술연구소 실험실에서 여훈 제동선행설계팀 책임연구원이 모비스의 ‘전동식 통합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각 바퀴에 작용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 이 시스템은 친환경차에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점은 전기 모터와 전기 배터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차들은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전기 모터에서 제동력이 발생한다. 동시에 모터에서 나오는 전기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기 배터리 충전을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전기 모터가 역회전하려는 힘에서 발생하는 ‘회생제동력(回生制動力)’과 본래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제동력을 조절해 필요한 만큼의 제동력을 공급하는 것이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회생제동력이 발생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에너지도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차의 효율을 좌우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인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2015년 말 개발했다. 모비스 브랜드를 붙여 ‘iMEB(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로 이름 지었다. iMEB는 독일 콘티넨탈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전동식은 기존에 밸브를 열고 닫는 식으로 조절하던 압력을 전동 모터로 조절한다는 뜻이다. 또한 기존 시스템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힘을 증폭시키는 ‘압력공급부’와 각 바퀴에 가해질 제동력을 조절하는 ‘압력제어부’가 분리돼 있었는데 iMEB는 이를 통합했다. 부품 무게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 친환경차 연료 효율의 핵심

iMEB는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매년 최고의 신기술을 뽑는 ‘변화와 혁신 리더스 대상’에서 지난해 12월 대상에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연구 중인 기술 중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시장성이 크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iMEB를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iMEB 개발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해외 특허 5건을 포함해 국내외에 51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내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최근 찾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모비스기술연구소에서는 이를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건로, 습로, 빙판도로 등 다양한 조건의 도로를 설정한 시뮬레이터에서 내구성 실험이 이뤄졌다. 실험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120도에 이르는 극한 기후에서 진행된다. 자동차가 15년간 30만 km를 주행할 때까지 이상이 없도록 하는 게 목표다.

가혹한 실험을 하는 것은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의 품질이 곧 친환경차의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훈 현대모비스 제동선행설계팀 책임연구원은 “내연기관과 비교해 친환경차의 연료 효율성이 100만큼 뛰어나다고 하면 그중에 30 이상을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책임진다”고 말했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얼마나 더 가볍게 만들고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제어가 이뤄지도록 하느냐에 따라 친환경차의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친환경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필수

친환경차와 함께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인 자율주행차를 위해서도 회생제동 시스템의 품질 향상은 중요하다. 자율주행차는 안전을 위한 각종 자동 제어 기술을 필요로 한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각 바퀴에 전달되는 힘을 조절해 자동차가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전자제어 주행장치(ESC)가 그중 하나다. ESC는 위급 상황에서 차가 스스로 멈추는 자동 긴급 제동 장치의 바탕이 된다. 이 ESC를 iMEB로 바꾸면 자동 제동 속도가 2, 3배 빨라진다. 또한 먼저 개발된 독일 회사의 제품보다 섬세하게 제동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모비스 측 설명이다. 빠르고 세밀한 자동 제어는 자율주행차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

완벽한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위한 연구는 연구소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모비스는 세계 곳곳에 설치된 실제 도로 시험장에서 iMEB 테스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1월부터 현재까지 스웨덴 아리에플로그와 중국 헤이룽장 성에서 혹한 기후에서의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스웨덴에만 모비스 연구원 100여 명이 파견됐다. 모비스는 미국 데스밸리와 알래스카 등에서도 iMEB의 성능 검증을 마쳤다.

용인=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현대모비스#하이브리드#전동식#회생제동#브레이크#전기차#친환경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