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올해 키워드는 AI… 최적의 온·습도 찾아내 사계절 쾌적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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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의 진화

 올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발표한 2017년형 에어컨은 ‘찬 공기를 내보내 실내 온도를 낮추는 기계’라는 에어컨의 사전적 정의와는 한참 달라져 있다. 바람이 없는 무풍 에어컨이 나오는가 하면 가정 내 이용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인공지능(AI)까지 탑재됐다.

 에어컨은 이미 공기청정 및 제습 기능까지 흡수했다. 거실 구석에 일 년 내내 자리 잡고도 한여름에만 사용하던 에어컨은 365일 사용하는 대표적 융복합 가전제품으로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에어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LG전자가 16일 공개한 ‘LG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공지능(AI)를 탑재한 ‘스마트 에어컨’이다. 이용자습관 및 생활환경을 파악해 냉방 공간 및 냉방 모드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LG전자가 16일 공개한 ‘LG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공지능(AI)를 탑재한 ‘스마트 에어컨’이다. 이용자습관 및 생활환경을 파악해 냉방 공간 및 냉방 모드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1994년 폭염으로 성장한 에어컨 시장

 국내 첫 에어컨은 LG전자에서 탄생했다. LG전자는 1967년 에어컨 개발을 시작했다.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과 에어컨 생산 관련 기술제휴를 한 게 시발점이다. LG전자는 이듬해인 1968년 3월 국내 최초의 에어컨 ‘GA-11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창이나 벽에 설치할 수 있는 소형 가전제품이었다.

 손쉽게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했지만 단점도 컸다. 어마어마한 소음이 문제였다. 라디오나 사람의 목소리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웅웅’ 소리를 냈다. 삼성전자가 1974년 처음 개발한 창문형 에어컨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연간 3000대 안팎만 생산해 판매했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1994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4년은 기록적인 폭염이 닥친 해였다. 그해 7월 24일 서울은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 기온 38.4도를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웠다. 더위로 인한 열사병, 열신신 등 온열병 환자가 속출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36일이나 발생한 해였다. 전국 기상 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후 최장 기록이고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에어컨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1996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웃도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제품 자체가 고가인 데다 ‘전기 먹는 하마’라는 인식까지 겹쳤다. 국내 경제에 한파가 몰아치면 언제나 가정 내 퇴출 1순위로 밀려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996년까지 폭발적으로 판매가 늘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가정 내 에어컨은 곧바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5일 더욱 똑똑해진 2017년형 무풍 에어컨을 공개했다. 이용자의 선호온도, 수면패턴에 맞춰 최적의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5일 더욱 똑똑해진 2017년형 무풍 에어컨을 공개했다. 이용자의 선호온도, 수면패턴에 맞춰 최적의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화 거듭하고 있는 에어컨

 삼성전자는 25일 2017년형 무풍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바람 없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스탠드형 무풍 에어컨을 출시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제품은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AI 기술을 접목해 더욱 스마트한 모습으로 단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강력한 ‘스피드 냉방’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시킨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전면에 있는 약 2만1000개의 ‘마이크로 홀’은 냉기를 균일하게 뿌리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바람이 없어도 쾌적하고 효과적인 냉방을 구현하는 비결이다.

 전력 소비도 줄였다. 이번 신제품은 디지털 인버터선풍기 2대 정도의 전력만을 소비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봄·가을 환절기나 추운 날씨로 창문을 열기 어려운 겨울에는 ‘무풍 청정’ 기능으로 사계절 내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LG전자는 앞선 16일 ‘LG휘센 듀얼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름만 에어컨이지 냉방, 공기청정, 제습 등이 모두 가능하다. 어감 자체에서 ‘센바람’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는 휘센(WHISEN)은 회오리바람(Whirlwind)과 전달한다(Sender)를 합성한 단어로 ‘휘몰아 치는 센바람’이란 뜻이다.

 LG휘센 듀얼 에어컨은 냉방을 사용하지 않은 계절에도 이용 가능하다. 공기 청정은 △일반 먼지 제거 △미세먼지에서 극초미세먼지까지 제거 △악취 및 유해가스 제거 △스모그 유발 물질인 이산화황(SO2) 및 이산화질소(NO2) 제거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제거의 6단계를 거친다. 황사,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할 수 있어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부여하는 ‘CAC 인증’도 받았다.

인공지능 장착한 에어컨

 올해 에어컨 시장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AI다. 스스로 냉방 공간과 냉방 모드, 공기청정 가동 시점 등을 결정하고 운전한다. 온도와 수면 패턴에 맞춰 최적의 실내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자동 조절해 이상적인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무풍 에어컨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실내 온도, 수면 패턴을 학습해 최적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설정해 주는 개인 맞춤형 제어 기능이 추가됐다.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에 탑재된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원격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조치하는 차별화된 원격진단 기능을 신규로 적용했다.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은 사람이 주로 생활하고 있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을 스스로 구분한다. LG전자는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50만 장가량의 다양한 실내 모습을 데이터 베이스로 탑재했다.

 최근 2주 동안 촬영한 실내 모습을 데이터 베이스와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낸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사람이 쾌적하게 느끼는 수준에 도달하면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알아서 조절한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에어컨#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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