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디지털 금융의 ‘퍼스트 무버’… 고객 재산증식의 대명사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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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1등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KB금융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한 팀이 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를 ‘리딩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24일 밝혔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멋진 집으로 복귀하기 위해 열심히 터를 닦고 기초를 다져왔다. 이제 든든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을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치로 표현되는 성과 외에 경영시스템, 금융서비스, 조직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자는 다짐이었다.

 통합 증권사 출범에 따른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우선 직면한 과제다.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5위로 발돋움했다.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복합점포를 확대하고 공동 영업체계와 평가체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것이 윤 회장의 구상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지주,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체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종규 회장
윤종규 회장
 윤 회장은 2014년 회장 직에 오른 뒤 은행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춘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 등 굵직한 인수 합병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윤 회장은 “이제 ‘한국형 유너버셜뱅킹’ 모델을 구축할 기반이 마련됐으니 이를 완성해나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국내 가계부채 악화 등으로 인해 올해 국내외 경제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금융산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윤 회장은 “현재 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영업이익 부진으로 이익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의 강점인 리테일 부문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증권과 시너지를 통해 기업금융, 자산관리서비스 부문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KB금융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존 은행이 가진 높은 보안성과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바탕으로 ‘심플(Simple·단순함), 스피드(Speedy·속도), 시큐어(Secure·보안)’의 ‘3S’를 모토로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에 대비하는 과정을 비대면 채널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선언했다. ‘디지털’이란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디지털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또 “미래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데이터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역량도 강조했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금융 컨설팅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 전문가(Financial Advisor)’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회장은 “‘KB’ 하면 고객의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주는 재산증식의 대명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장기적으로 해외사업 부문을 키우고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금융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에서 새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우선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KB금융은 미얀마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 캄보디아에서 디지털뱅크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금 KB금융은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중장거리 레이스의 절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 올해는 더 체력을 다지고 실력을 기르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기로 삼겠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kb#디지털금융#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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