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산 쇠고기값 상승률 14년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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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에 유통마진 거품 겹쳐”… 전체 축산물 가격도 가파른 상승

 지난해 국산 쇠고기값 상승률이 14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축산물 전체 가격도 소비자물가 평균보다 4배 이상으로 가파르게 뛰면서 ‘고기값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산 쇠고기 가격은 14.6% 올랐다. 24.9% 올랐던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구제역이 유행했던 2000년(19.9%)과 2002년에 급등했던 쇠고기값은 2004년 5.6% 오르는 데 그치며 안정세를 보였다.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2008년(―0.1%)을 비롯해 2011년(―9.7%), 2012년(―2.2%) 등 값이 떨어진 해도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0% 오른 것을 시작으로 매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통마진 거품을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은 농가에서 출하된 한우와 육우가 도축장과 도매상, 가공업체 등을 거치며 40% 이상 소매가가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kg당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6월 중순에서 12월 중순 사이 2만738원에서 1만3748원으로 약 33% 떨어졌다.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같은 기간 7578원(100g 기준)에서 7847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쇠고기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2010년대 초반 가격 하락기에 줄어든 사육 두수가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한우·육우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64만 마리 정도로 정부가 보는 적정 수준(280만 마리)보다 16만 마리 정도 적다.

 일각에서는 쇠고기에서 시작된 가격 급등이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인상으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축산물 가격 상승률은 4.4%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1.0%)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육류의 또 다른 대체재로 꼽히는 계란값도 조류인플루엔자 유행에 따른 유통 제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8.7% 급등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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