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禁輸 해제후 첫 도입
셰일오일 100만 배럴 하역 시작… WTI가격-운송비 낮아져 경제성
GS칼텍스가 미국 본토에서 채굴된 원유를 국내에 들여왔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한 이후 국내 정유사 가운데 처음이다.
GS칼텍스는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VLCC) 이즈키호가 전남 여수 제2원유부두에 20일 접안해 22일까지 하역작업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GS칼텍스는 해당 원유를 7월 구매했다.
이글포드 원유는 미국 텍사스 주 이글포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셰일오일이다. 저유황 경질원유로 분류된다. 그동안 GS칼텍스를 비롯해 국내 정유사는 석유 제품으로 분류되는 미국산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나 알래스카 원유만 들여왔다. ○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경쟁력 개선
미국 정부는 1973년 오일 쇼크를 경험한 뒤 에너지 자립을 위해 1975년부터 원유 수출을 금지했다. 이후 40년간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순수입국이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셰일석유 자원 대량생산 체제가 구축돼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미국 석유업계에서는 WTI 가격이 떨어진 만큼 원유 수출 규제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수출 규제 정책을 폐기했다.
WTI는 최근 들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WTI와 두바이유의 가격 차이는 1월 배럴당 4.92달러에서 지난달 0.97달러로 줄었다. GS칼텍스가 미국산 원유 도입에 나선 것은 WTI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데다 올 6월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운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산 원유를 멕시코산 원유와 함께 운송하면 부대비용이 절감되는 점도 감안했다. ○ 원유 도입 다변화 박차
현재 국내 정유사들이 도입하는 원유는 여전히 중동산이 압도적이다. 전체 원유 도입량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SK이노베이션은 81%(9월 기준), GS칼텍스는 70% 내외다. 에쓰오일은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장기 원유 공급계약을 맺고 중동산 원유만 들여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엔 중동산 원유 비중이 90%에 이르렀지만 남미, 북해 등지로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한 끝에 중동산 비중이 최근 80%대로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미국산 원유의 구체적인 도입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경제성이 확보되면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정유사들은 GS칼텍스가 미국산 원유를 구매한 이후 미국산 원유 구매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다음 달에도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 100만 배럴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성이 있는 원유 발굴에 적극 나서 원유 도입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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